주거복지로드맵에 119조4천억원 투입…"재원·땅 충분한가"(종합)

입력 2017-11-29 15:02   수정 2017-11-29 15:33

주거복지로드맵에 119조4천억원 투입…"재원·땅 충분한가"(종합)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주거복지 로드맵의 핵심 내용은 2022년까지 무주택 서민을 위해 공공임대와 공공분양 등 총 100만호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정부가 한정된 재정과 토지의 한계를 딛고 임기 내 목표한 물량을 수도권 등 의도한 지역에 공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9일 100만호 주택 공급 등 주거복지 로드맵을 추진하기 위해 연평균 29조9천억원, 총 119조4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산은 13조4천억원, 기금은 106조원이 들어간다.

국토부는 연평균 지출액이 올해 대비 4조9천억원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주택도시기금 총지출 규모를 확대해 당장 내년부터 총지출을 12.6% 올릴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6월 주택도시기금 여유 자금이 42조원 수준으로 지출 확대 여력은 충분하며, 임대주택 공급과 주택구입·전세자금 및 주거급여사업 등 주거복지 로드맵에 차질이 없도록 내년도에 약 21조7천억원의 예산안을 편성해 놓았다"고 말했다.

잇따른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 거래가 줄어들어 주택도시기금의 재원인 주택청약저축 가입액과 국민주택채권 매입액 등이 감소해 기금 여유자금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외부 전문가를 통해 운용하는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은 작년 47개 사업성기금 중 수익률 2위(2.53%)를 차지하는 등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한다.

그러나 내년부터 임기내 100조원이 투입되는 도시재생 뉴딜도 함께 추진돼 재원 조달이 원활할 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가뜩이나 부채가 많은 LH와 지방공기업의 부담이 더욱 많아지게 되고 재정 조달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임대 공급이 늘어나면 지방자치단체도 관리 비용 지출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고종완 자산관리연구원장은 "LH의 부채가 감소했다지만 여전히 130조원으로 많다"며 "정부의 다른 복지예산도 많은 상황에서 재정이 제대로 조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토부는 "LH는 공공택지 민간 매각과 공공분양 등을 통해 사업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향후 5개년간 재무적 영향은 거의 받지 않을 것"이라며 "부채규모는 현재 133조원에서 2022년 139조원으로 큰 변화가 없고 부채비율도 342%에서 오히려 225%로 개선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가 밝힌 임대 공급 목표는 앞선 정권들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수준이어서 과연 수도권 등 수요가 높은 곳에 토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걱정거리다.

문재인 정권이 임기 내 공급하는 공공임대 65만호는 앞선 정권의 실제 공공임대 공급 실적, 즉 박근혜 정부 55만1천가구, 이명박 정부 45만5천가구, 노무현 정부 39만3천가구보다 현저히 많다.

박근혜 정부 실적 55만1천가구는 엄밀히 따지면 작년까지가 43만1천가구이고 올해 목표 물량은 나머지 12만가구다.

역대 정권이 밝힌 공공임대 연간 공급 목표치를 봐도 현 정부가 13만호로 박근혜 정부의 행복주택 등 11만호,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임대 8만호, 노무현 정부의 국민임대 10만호 등에 비해 많다.

이에 국토부는 이미 77만호를 공급할 수 있는 공공택지를 확보했고 40여곳의 추가 공공택지를 신규 개발해 16만호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존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개량하는 집주인 임대와 낡은 공공청사를 수리하면서 임대도 함께 짓는 공공청사 리모델링 등을 통해 임대를 공급할 방침이다.

재개발 등 정비사업 조합원이 포기한 물량을 매입해 기존 주민에게 임대하는 리츠인 '정비사업 재정착 리츠'도 새롭게 도입된다.

하지만 앞선 정부의 행복주택이나 뉴스테이, 보금자리주택 등도 수도권 부지 확보가 마땅치 않아 그린벨트를 풀거나 사업자들에게 과도한 특혜를 주다가 부작용을 겪어야 했다.

정부는 기존 도심지 주택이나 부지를 활용할 수 있는 매입임대와 전세임대, 노후 공공기관 리모델링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이것도 수도권에서 물량이 마냥 늘어날 수는 없다.

건국대 심교언 교수는 "정부가 너무 급하게 주택 공급 목표를 크게 잡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재정이 그만큼 뒷받침되는지, 토지가 수도권 유망지 등 정부가 원하는 위치에서 단기간에 확보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정권마다 몇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재원이나 택지공급의 문제 등으로 제대로 지켜진 사례가 별로 없었다"며 "구체적인 실행 수단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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