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하아…지난 1년 사이에 포토라인에 4번째 섰습니다…."
29일 검찰에 소환된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마치 날숨을 쉬듯 힘이 빠진 목소리로 속내를 토로했다. 잠시 시선을 땅으로 떨궜던 그는 "이게 제 숙명이라면…"이라고 말을 이어가며 입을 앙다물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소환 통보를 받은 오전 10시보다 약 15분 일찍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검은색 SUV 뒷좌석에서 내린 그는 자신을 겨냥해 연방 터지는 수십 개의 카메라 플래시가 익숙한 듯 성큼성큼 걸어왔다.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그는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에게 불법 사찰을 지시하고 비선으로 보고받은 혐의, 문화체육관광부의 '블랙리스트' 관리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묻는 말에 특유의 '레이저 눈빛'을 쏘는 대신 말을 아꼈다.
그에게 비선 보고를 한 의혹 등으로 구속된 추 전 국장과 통화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도 "검찰에서 분명히 밝히겠다"며 대답을 피했다.
우 전 수석이 소환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해 각종 의혹이 제기된 이후 네 번째다. 작년 이맘때는 검찰 특별수사팀에, 올해 2월에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4월에는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했다.
그간 구속영장이 두 차례 기각되며 구치소에 갇히는 몸이 되는 신세는 면했지만 이미 두 개의 재판에 넘겨진 그는 검찰과 법원이 자리 잡은 서초동에 발이 묶인 상태다. 검찰은 그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구속영장 청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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