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콘텐츠 체험공간 제주 플레이박스 가보니…"현실보다 더 현실적"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롤러코스터를 타고 제주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일대를 360도로 회전하며 신나게 달려본다면 기분이 어떨까.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해주는 공간이 제주에 생겼다. 그곳은 바로 24일 제주시 연동 수목원테마파크에 문을 연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콘텐츠 체험공간 '플레이박스(PLAY BOX)'다.
29일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체험을 해보러 플레이박스를 직접 가봤다.
플레이박스는 VR 어트랙션 시뮬레이터 존, VR 교육ㆍ체험 존, VR 무비 존, VR 워킹 어트랙션 존 등 총 4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가장 먼저 VR 어트랙션 시뮬레이터 존에서 '제주 윈드코스터 산방산'을 타봤다. VR 헤드셋을 쓰고, 안전벨트를 매면 실제 롤러코스터를 탄 듯 안전바가 내려온다. 도우미의 안내와 함께 부드럽게 출발. 시뮬레이터 외부에서 볼 땐 움직임이 많지 않아 보여 '과연 저게 재미있을까?'했던 생각이 단 몇 초 만에 깨졌다. 눈 앞에 펼쳐진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그리고 송악산의 절경을 360도 회전하며 체감 시속 120㎞의 속도로 달리니 실제 롤러코스터를 탄 것 이상의 긴장과 쾌감이 밀려왔다. 롤러코스터 자체가 주는 재미에 출발에서 도착까지 2분 30초간 고개를 사방으로 돌리며 현실에선 볼 수 없는 각도로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었다. 시뮬레이터에 달린 유압장치가 실제 경사면에서의 움직임을 만들고, 속도 체감을 위해 바람까지 만들어내니 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다음 체험은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성산 일출봉과 용머리해안, 외돌개, 송악산, 산방산 상공을 3분간 날아다니며 구경하는 '제주 하늘을 걷다'. 과격한 움직임은 없지만, 하늘에서 내려다본 청정 제주의 자연과 풍광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고개를 돌리면 내 시선이 곧 화각이 되는 새로운 체험이 가능하다는 게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다만 개인차에 따라 다소 어지러울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긴 했다.
로봇과 벌컨포, 전투기에 탑승해 슈팅을 즐기는 어트랙션도 준비돼 있었다. 고개를 돌리면 사격 화면이 따라 움직이며 실감 나는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일부 어트랙션의 경우 로봇이나 비행기의 움직임이 미리 프로그램돼 있다는 점이 아쉽긴 했다.
VR 교육ㆍ체험 존에서는 컴퓨터의 드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조종법을 배우고, 실제 미니 드론을 날려 볼 수 있었다. 무선 조종 미니 버스를 타고 제주 곳곳의 관광지를 본떠 만든 디오라마를 이동하며 QR코드를 찍어 자세한 관광지 설명을 볼 수 있는 코너도 있다.
3층엔 좀 더 본격적인 VR 체험을 위한 무비 존과 서바이벌 존이 자리하고 있었다.
여러 명이 함께 탑승해 대형 시뮬레이터를 타고 공룡들이 습격한 폐허 도시에서 모험을 즐기는 '비포 선셋'과 인력거를 타고 환상적인 배경의 만리장성을 둘러보는 '만리장성' 모두 즐겨 볼 만하다.
이곳 VR 체험 가운데 백미는 VR 헤드셋을 착용한 뒤 총을 들고 서바이벌 게임을 즐기는 '모탈블리츠'였다. 안드로이드가 인간과의 공존을 거부한 미래 세계에서 연구소를 점령한 미지 생명체들로부터 탈출하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실제 전투를 방불케 하는 사실감과 사격 시 쾌감이 상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플레이박스는 플레이박스 컨소시엄이 만든 지역상생형 VR 콘텐츠 체험공간으로 제주를 기반으로 한 카카오와 VR 콘텐츠 기업 피앤아이시스템, 수목원테마파크가 함께 문을 열었다.
입장료는 성인 1인 기준으로 VR 1회권 7천원, VR 서바이벌 모탈블리츠 1회권 2만원이며, 추가 이용권 구매 시 할인된 가격이 적용된다.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10종 모두를 즐기는 데는 7만원 안팎이 든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어트랙션이 키 120㎝ 이상이어야 이용할 수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은 VR 체험에 제약이 많다는 점은 미리 알아둬야 한다.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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