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빚더미에 허리휘는 가계…이자부담 2조3천억 늘어난다(종합)

입력 2017-11-30 16:10   수정 2017-11-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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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빚더미에 허리휘는 가계…이자부담 2조3천억 늘어난다(종합)

대출금리 1%포인트 오르면 빚 못 갚는 고위험가구 2만5천가구 ↑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한국은행이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1천4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늘어나는 가계의 이자 부담만 2조3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1천419조1천억원) 중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 1천341조1천515억원에 대한 이자 부담은 2조3천억원 가량 늘어난다.

예금은행 잔액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65.8% 수준임을 감안, 비은행의 변동금리 비중이 예금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가정하고 추산한 수치다.

통계청의 올해 가구 추계(1천952만 가구)를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가구당 가계부채는 7천269만원, 가구당 늘어나는 이자 부담은 18만1천725원이다. 우리나라의 가구당 가계부채가 7천만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방향 자체는 완화축소로 잡았지만 고려할 요인이 아주 많다"면서 "금리를 인상하면 자산가의 소득은 증대하고 가계부채 상환 부담은 늘어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2007년 말 665조원에서 거의 10년 만에 2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특히 2014년 하반기 이후에는 저금리 기조 속에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연평균 10% 가까이 폭증했다. 2008∼2013년 연평균 7.4%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다.

가계부채가 이같이 급증한 가운데,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대출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면 위험가구 중심으로 연체가 늘고 이는 곧 금융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한은이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계부채가 부실해질 수 있는 위험 가구는 지난해 3월 말 기준 전체 부채 보유가구의 11.6%에 달하는 126만3천 가구에 달한다.

이들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전체 금융부채의 21.1%인 186조7천억원이나 된다.

보유자산을 팔아도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는 전체 부채 보유가구의 2.9%인 31만5천 가구로, 이들이 보유한 전체 금융부채의 7.0%인 62조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앞으로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면 부채를 갚지 못하는 고위험가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0.5% 포인트(p), 1%p 오를 경우 고위험가구가 각각 8천 가구, 2만5천 가구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시나리오에서 고위험가구 금융부채는 각각 4조7천억원, 9조2천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또 대출금리가 1.5%p 오르면 고위험가구는 6만 가구(19.0%) 증가하고 이들 가구의 금융부채는 14조6천억원 불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금리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하면 고위험가구의 수와 부채가 큰 폭으로 늘면서 가계부채의 취약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 5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연간 평균 이자비용은 308만원에서 476만원으로 168만원 늘어나고, 특히 한계가구는 803만원에서 1천135만원으로 332만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DTI 규제를 강화한 신(新)DTI를 도입해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 가능 금액을 더욱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후속 조처를 준비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이나 2금융권 대출, 집단대출도 억제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8% 이내에서 관리하는 게 목표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가계부채 증가율은 지난해 말(1천342조5천억원) 대비 9.5%를 기록 중이다. 두 자릿수 증가율에서 소폭 진정됐지만, 여전히 목표치에는 미달한다.

앞서 정부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1천343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중 절반 가까이는 상환이 불투명하다고 집계했다. 해당 부채를 보유한 가구가 빚을 상환하는데 소득·자산이 모두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게다가 이중 100조원은 이미 부실화돼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특히 가계 빚 전체의 7%인 94조원을 보유한 32만 가구는 소득·자산 기준 상환능력이 부족해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지목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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