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 중이지만 매순간 불안하다. 방심은 없다"
(대전=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주장 박철우(32)는 팀의 10연승에 대해 "개개인의 간절함이 결집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코트에서 쉴새 없이 동료들을 독려하느라 쉴 대로 쉬어버린 박철우의 목소리가 그 말을 증명하고도 남았다.
삼성화재는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V리그 2라운드 홈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1로 꺾고 1천743일 만에 10연승을 달성했다.
10연승 속에 2라운드 전승을 거둔 삼성화재(승점 28)는 2위 현대캐피탈(승점 19)과 승점 차를 9로 벌리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삼성화재 상승세의 중심에는 토종 거포 박철우가 있다.
올 시즌,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주장을 맡은 박철우는 '코트의 사령관'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공격 성공률 1위(60.23%)에 오르며 팀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해결사로 활약하는 것은 물론 아픈 목 상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선수들을 독려한다.
이날도 19점에 공격 성공률 51.85%로 팀 승리를 이끈 박철우는 큰 목소리와 몸짓으로 경기의 분위기까지 바꿔놓았다.
경기 후에 만난 박철우는 "36경기 중에 한 경기였을 뿐"이라며 10연승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반성할 대목을 찾았다. 우리카드의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안 파다르(2점)가 허리 부상으로 거의 뛰지 못한 상황에서도 어려운 경기를 한 것에 대한 자책이었다.
그는 "파다르가 빠지면서 안일하게 경기한 것 같다"며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철우는 팀이 지난 시즌과 완전히 달라진 요인으로 '간절함'을 꼽았다.
그는 "시합을 많이 못 뛰어보고, 우승을 못 해본 선수들이 우리 팀에는 많다"며 "이런 개개인의 간절함이 모이다 보니 플레이 하나하나에 드러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집중력이 살아나고, 선수들 능력의 120∼130%가 발휘되면서 그것이 한 세트, 그리고 한 경기 승리로 연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의 2연패를 딛고 승리가 쌓이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도 커졌다.
박철우는 "잘될 때는 서로 몰입한다. 하지만 안될 때는 혼자 있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요즘 경기를 보면 서로 예뻐 보인다. 서로 잘했다고 하고, 내가 득점하지 못해도 기쁘다. 그런 부분이 믿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삼성화재는 정말로 질 것 같지 않던 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10연승을 하고 있지만 매 순간 불안하다. 흐름 탔을 때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다. 자만은 없다. 반성하고 있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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