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폭행' 유명 스모선수 "책임 통감" 은퇴에 日열도 발칵

입력 2017-11-30 09:08  

'후배 폭행' 유명 스모선수 "책임 통감" 은퇴에 日열도 발칵

주요 언론 1면에 전해…스모협회 "큰 손실이나 폭력 긍정할 수 없다"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후배 폭행사건에 연루된 일본의 유명 스모(相撲·일본 씨름) 선수가 책임을 통감한다며 은퇴를 선언,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다.

스모는 일본의 국기(國技)인데다 문제의 인물이 요코즈나(橫網·스모의 가장 높은 등급 장사)에 오른 선수여서 주요언론은 30일자 1면에 전날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과 함께 이를 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요코즈나인 하루마후지(日馬富士·33)는 전날 일본스모협회에 은퇴서를 제출했다.

그는 은퇴서가 수리된 직후 후쿠오카(福岡) 현 다자이후(大宰府) 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요코즈나로서 책임을 느꼈다"며 "지지해준 분에게 폐를 끼친 것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요미우리, 아사히신문 등 주요 언론은 이날 1면과 사회면 등을 통해 이를 비중 있게 전했다.




몽골 출신인 하루마후지는 지난달 26일 저녁 돗토리(鳥取) 현에서 역시 몽골 출신 스모 선수인 하쿠호(白鵬·32), 다카노이와(貴ノ岩·27) 등 10여 명과 술자리를 가졌다.

이후 장소를 옮긴 하루마후지가 후배들에게 "선배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주는 사이에 후배인 다카노이와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하루마후지는 다카노이와가 전화를 꺼내는 순간 테이블 위에 있던 맥주병을 집어 들어 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인 다카노이와는 경찰에 하루마후지를 폭행 혐의로 신고했고, 하루마후지는 지난 14일부터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공개 사과했다.

그러나 스모협회는 관련 선수들을 상대로 진상조사를 벌이는 등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하루마후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건 다음날 다카노이와가 나에게 사과하러 와 악수를 하고 헤어졌기 때문에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스모 선수가 불상사로 은퇴한 것은 2010년 2월 당시 최고 인기 스타였던 요코즈나 아사쇼류(朝靑龍)가 지인을 폭행한 사건 이후 처음이다.

하루마후지는 협회가 처분을 내리기 전 스스로 은퇴했다는 점에서 퇴직금은 받을 수 있지만 일본 국적을 취득한 상태는 아니어서 스모협회에서 지도자로 남는 것은 불가능하다.

스모협회 관계자는 그의 은퇴에 대해 "매우 큰 손실로 유감"이라면서도 "폭력을 긍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요코즈나는 스모 선수에게 최고의 명예이자 일본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공인(公人)으로 여겨져 그에 걸맞는 언행이 요구되는 분위기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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