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바람에 밀려 방출…현역 연장 의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세대교체' 칼바람에 많은 선수가 직장을 잃었다.
하지만 새 직장을 찾을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이 작은 스토브리그에 나왔다.
KBO는 30일 보류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지난해 40명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79명이 방출 통보를 받았다.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진 선수는 은퇴하거나, 새 둥지를 찾아야 한다.
명단에서 빠진 선수 중 타 구단이 영입 가능성을 타진하는 '보석'이 꽤 있다.
두산 베어스의 방출 명단을 본 한 야구인은 "대체 두산엔 좋은 선수가 얼마나 많은 걸까"라며 놀랐다.
고원준(27), 진야곱(28), 안규영(29) 등 아직 30대에 접어들지 않은 투수들이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고원준은 넥센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두산에 입단했다. 3개 구단에서 유망주 껍데기를 깨지 못한 고원준은 결국 방출됐다.
하지만 1군에서 검증된 고원준 영입을 검토하는 구단이 있다.
좌완 투수로 선발과 중간을 모두 경험한 진야곱도 마운드 보강을 노리는 팀이 눈독 들일만 한 방출 선수다.
두산에서 '임시 선발'로 얼굴을 알린 안규영도 타 구단 관계자 사이에서 영입 후보로 거론된다.
1군에서 750경기를 뛴 좌완 강영식(36·전 롯데)도 현역 연장 의지가 강하다.
강영식에게는 가득염 kt wiz 투수 코치가 좋은 롤 모델이다. 가 코치는 2006시즌 종료 뒤 롯데에서 방출됐다. 하지만 SK 와이번스와 계약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41살이던 2010년까지 뛰었다.
좌완 원포인트릴리프가 필요한 팀은 강영식에게 관심을 보일 수 있다.
넥센 히어로즈가 방출한 양훈(31)도 1군 경험이 많은 즉시 전력감이다.
타자 쪽에서는 정성훈(37)이 눈에 띈다. 정성훈은 개인 통산 2천135경기에 나서며 양준혁 해설위원과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한 경기만 더 뛰면 KBO리그 최다 출장 기록을 세우지만, 세대교체에 속도를 내는 LG 트윈스는 냉정하게 정성훈을 방출했다.
지난해에도 타율 0.315를 올릴 만큼 기량은 여전히 출중하다.
2013년 도루왕에 오른 김종호와 좌타 중장거리 타자 조영훈(전 NC 다이노스), 2015년 한화 이글스 돌풍을 이끈 김경언(35), 삼성 라이온즈가 대타 카드로 자주 활용한 우동균(27), 뛰어난 내야 수비를 갖춘 김연훈(33) 등도 즉시전력감으로 꼽힌다.
방출의 설움을 딛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한 사례는 많다.
지난해 겨울 KIA 타이거즈와 FA 계약을 하며 사상 최초로 100억원 시대를 연 거포 최형우도 방출 설움을 겪었다.
KBO리그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2014년)를 친 서건창(넥센 히어로즈)도 방출 선수 신화의 주인공이다.
추운 겨울을 맞이한 방출 선수들은 다시 희망을 품는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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