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은 트럼프 아닌 매티스"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칼럼을 통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올해 미국의 인물'로 극찬했다.
FT는 30일 에드워드 루스의 칼럼에서 매티스 국방을 '대의를 위해 승화한 에고(ego)'로 지칭하면서 "그 덕분에 우리가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다"고 칭찬했다.
최근 시사주간 타임지와 올해의 인물 선정을 놓고 논란을 벌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해 진중하고 겸손하며 또 언론의 찬사에 연연하지 않은 매티스 국방이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미국 내 서열 2인자이지만 실제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은 매티스 국방이라는 평가이다.
FT는 지난 6월 트럼프 내각의 첫 전체 회의 일화를 소개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나 당시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등은 '미국민에 약속을 지키는 트럼프 같은 인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일생의 영예'라며 '아첨'을 늘어놓았다.
FT는 마치 북한 김정은 내각을 방불케 하는 양상이었다고 꼬집었다.
반면 매티스 국방은 '국방부 남녀 직원들을 대표하는 것은 영예'라면서 '미국의 외교력은 힘을 바탕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정의했을 뿐 트럼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FT는 트럼프 내각을 '포템킨' 백악관으로 지칭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전개 방향을 예고하는 것이었다고 혹평했다. '포템킨'은 내부의 바람직하지 못한 사실이나 상태를 감추기 위한 겉치레를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이 언제라도 각료들을 해임할 수 있음을 과시하곤 했으나 매티스 국방에는 그러한 '모험'을 절대 시도하지 않았다고 칼럼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매티스 국방에게는 '함부로' 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매티스 국방은 사실 그동안 북한 대처에서 강온 노선과 이란 핵합의 파기 문제, 성전환자의 군 복무 등 주요 사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 충돌해 누구보다 '해임 기회'가 많았다.
특히 동맹과의 관계 등 변화하는 정세 속에서 해외 주둔 미군에게 상호 존중과 확신, 자부심을 심어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과의 가치를 폄하하고 오히려 적들을 부추기는 태도를 취하는 상황에서 동맹들에 대한 미국의 태도에 변함이 없음을 확신시킨 것도 매티스 국방이라고 지적했다.
FT는 매티스 국방이 동맹들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미국 우선'이라는 단어를 결코 꺼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외적으로는 전략적 확신을 보장하면서 내부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제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국방부의 3대 전략적 우선 과제를 묻는 질문에 북한이 우선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트럼프 교육'을 1-3순위로 꼽았다고 FT는 전했다.
FT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하려면 매티스 국방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이 '잠을 안심하고 잘 수 있는 이유'라면서 매티스 국방은 장병들에게 '무기 사용에 앞서 뇌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티스 국방은 '미친개'라는 별칭을 갖고 있지만 실은 '이성적인 인간'이며 지금 시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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