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대출 규제에 금리 인상까지…거래 위축 불가피

입력 2017-11-30 11:35  

부동산 시장, 대출 규제에 금리 인상까지…거래 위축 불가피

재건축·상업용 부동산 등 타격…분양시장도 대출 부담

"인상폭 가파르면 집값 하락할 것…대출 30∼40% 이내로 제한해야"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한국은행이 30일 6년5개월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의 8·2부동산 대책과 가계부채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된 가운데 금리 인상까지 이뤄지면서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특히 이미 시장 금리가 선제적으로 높아진 상태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향후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부동산 시장이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대출을 끼고 주택이나 상업용 부동산을 구입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번 금리 인상과 내년 추가 인상 예고로 저금리 시대가 끝났다는 심적 부담이 클 것"이라며 "이미 시중은행 금리가 적잖게 오른 분위기에서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상환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금리만 오른 게 아니라 여신규제도 함께 겹치는 것이 문제"라며 "금리인상이 완만하게 이뤄진다 해도 대출 규제 때문에 부동산 거래도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투자 상품이나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상업용 부동산 등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시중금리와 비교 우위를 따져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오피스텔과 상가 등의 수요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박합수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 금리 상승으로 신규 수요자의 구매심리 위축과 기존 대출 수요자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내년부터 부동산 임대업 대출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혼부부 등 초기 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도 중소형 아파트 구입에서 대출 의존도가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거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급증하는 경기도와 일부 지방 아파트는 집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난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상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신규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집단대출 규제가 심화되면서 1금융권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1, 2금융권을 통틀어 증도금 대출 금리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내년에 입주물량이 증가하는데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잔금 대출 전환 시 일부 지역과 단지에선 입주 포기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대출을 통한 투자가 많지 않은 토지시장은 금리 인상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정부 규제로 인해 앞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택 임대사업 등록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고, 양도세 중과 등 세부담도 커짐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금리 인상 폭을 봐가며 주택 매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본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이번 금리 인상과 주거복지로드맵에서 발표한 공공주택 100만가구 공급, 입주물량 등으로 내집마련시기를 늦추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며 "집값도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집값이 단기에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고 유입을 원하는 수요가 많은 만큼 당장 가격이 내리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원갑 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실물경기는 호조를 보임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기 보다는 수요 둔화와 거래량 감소 정도로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 상승이 체감 임계점을 지나지 않는 한 가격이 급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레이스가 본격화된 만큼 과거처럼 과도한 대출을 통한 부동산 매입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미국도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고 내년에는 신 DTI와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도 도입되는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집값의 30∼40% 이내로 대출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졌고 대출이자도 계약률과 연계될 가능성이 큰 만큼 새 아파트도 인기지역, 유망단지 위주로 청약하는 게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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