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방위상의 잇따른 '분석 내용' 발언 수정도 지적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 정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도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데다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미사일 발사 후 2시간 반이 지나서야 관저에 나타난 것과 관련,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미사일의 움직임을 완전히 파악, 위기감에 만전의 태세를 취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아베 총리는 사저로 귀가하지 않고 총리 공저(우리의 청와대 관저에 해당하는 총리의 거주지)에 머물렀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뒤인 새벽 4시께 언론 브리핑에 나섰다.
그러나 일본 정부 내에선 이틀 전인 지난 27일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했다는 정보가 흘러다녔다.
아사히는 정부의 초기 대응은 신속했지만 "정부가 불완전한 정보로 불안을 부추길 위험과 정보수집을 외국에 의존하는 상황을 고려하면서 국민에게 관련 사실을 알려 주의를 환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현재까지 일본 정부는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징후를 사전에 공표한 적이 없다"며 "배경에는 정보수집과 분석을 미국과 한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정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본도 정보수집 위성 6기를 운용하고 있지만 "대략적인 움직임은 파악해도 일본 단독 정보로는 상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없다"는 정부 고위 관료의 말을 전했다.
아사히는 타국의 정보를 종합 분석해도 북한의 동향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국에서는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 등이 사전에 포착한 징후를 일정 정도 국회에 보고하고 있다"며 "그 내용은 보도를 통해 국민에게 전달되는 것이 많다"고 예시했다.
위기관리 전문가인 저널리스트 하루나 미키오(春名幹男) 씨는 "일본은 정보 제공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국민도 북한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를 알아야 하고, 정부는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아베 총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2시간 반 정도가 지난 오전 5시 54분 관저에 나타난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 견해가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부 내에 "총리는 자위대 최고지도자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방위성 간부)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성은 북한 미사일에 대해 정확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부정확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북한 미사일에 대해 처음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했다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며 'ICBM급'으로 나중에 표현을 달리했다.
오노데라 방위성은 또 "다탄두 미사일일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가 "다탄두는 아니고 복수의 추진장치를 가진 '다단식'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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