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검열" 반발…방송감독기구에 조사 요구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지난 28일 오전 터키 국영방송 뉴스 채널 TRT하베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갑자기 생방송이 끊어지자 무슨 일인가 싶어 화면을 주시했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원내 모임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친척들의 조세피난처 송금 내역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막 그 자료를 공개하려는 참이었다.
TRT하베르는 돌연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연설 생방송을 중단하고 다른 '중요 뉴스'를 보도했다. 갑자기 연설을 끊은 데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야당은 TRT가 여당에 불리한 방송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며, 이는 검열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공화인민당이 방송 감독기구인 라디오TV최고위원회에 TRT의 알권리 방해행위를 고발했다고 터키 언론이 공화인민당 소속 바르시 야르카다시 의원의 소셜미디어를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야르카다시 의원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TRT가 공개적으로 검열을 행한 것"이라면서 "당 대표의 연설을 검열한 TRT의 행태를 대정부질문에서 지적할 것"이라고 썼다.
지난달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조세피난처 이용자 명단, 즉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를 공개한 이후 터키 정치권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비날리 이을드름 총리 일가의 역외 자산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 베라트 알바이라크 장관과 형제 무라트, 이을드름 총리 아들의 이름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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