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사무총장 "성소수자 차별, 인권지수 낮다는 방증"

입력 2017-11-30 14:28  

인권위 사무총장 "성소수자 차별, 인권지수 낮다는 방증"

"차별금지 홍보 확대 예정…인권은 불가역적으로 진보"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30일 "성적 지향 때무에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아직도 성소수자 차별·폄하가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 인권지수가 국제 기준에 비해 낮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지난 9월 취임한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자유한국당이 국가인권위원회법(인권위법) 차별금지조항에서 성적 지향을 삭제한 개정안을 발의한 데 대한 의견을 묻자 "캐나다 정부가 과거 성소수자를 차별한 것에 엊그제 공식 사과한 것처럼, 국제적으로 성소수자 차별은 하지 말아야 할 행위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서 "성소수자 문제는 종교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 인권의 문제인데, 정치 논리로 인해 이념적으로 진영화까지 되는 부분이 대단히 우려스럽다"면서 "일부 국회의원의 차별금지법 반대나 인권위법 개정 움직임은 국제 기준이나 유엔 규약 등으로 봤을 때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조 사무총장은 "과거 '빨갱이' 논쟁처럼 성소수자 논쟁이 우리 사회 인권을 퇴행시킬까 우려된다"면서 "차별금지법 제정 등 성소수자 문제 해결을 내년도 역점 사업 중 하나로 계획하고 있다. 종교계를 포함해 각계 전문가·시민단체와 간담회·토론회를 하고 책자·영상 등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 사무총장은 한 달 전 출범해 내부혁신 작업을 펼치고 있는 인권위 업무혁신 태스크포스(TF)에 관해서는 "관료적이던 조직을 정비할 방안과 인권위의 업무적·재정적 독립성을 확보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인권위 권고를 기관이 얼마나 수용하는지(권고수용률)와 실제 변화가 얼마나 이뤄졌는지(권고이행률)에 대한 비율을 제고하는 방법도 고민 중"이라면서 "군 인권보호관 설치는 국방부와 협의 중이며, 인권 보장 및 인권교육에 관한 기본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개헌에 관해서는 "'기본권 보장 강화 헌법개정 연구포럼이 구성돼 현재까지 18회 회의를 했다"면서 "사형을 폐지하고 안전에 대한 권리 조항을 신설해 생명권을 확대하고, 이주민·아동·청소년·노인·장애인 권리에 관한 조항도 신설하는 등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논의에서 보듯 인권이란 불가역적으로 진보하는 성향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성소수자 문제처럼 아직 취약한 부분들도 물이 아래로 흘러 댐을 채우듯 해결되도록 노력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h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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