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기술개발·사업지원 방식 탈피…민간 혁신역량 극대화
대부분 부처별 또는 창조경제 추진 과제 '재탕 논란'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신선미 기자 = 30일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의결된 '혁신성장을 위한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패키지 지원' 방식이다.
지금까지 기술 개발 지원이나 사회 변화 대응은 대부분 개별 사업 차원에서 이뤄졌으나, 이번 계획은 기술·산업·사회·교육 정책이 긴밀히 연계돼 있다는 것이다.
'기술 + 데이터 + 인프라 + 확산 + 제도개선' 등 관련 사항들을 함께 패키지로 묶어서 추진한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단순히 한 분야의 기술 발전이 그 분야만의 발전에 그치지 않고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며 더 나아가 사회 전체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는 4차 산업혁명의 특성을 감안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지능화 혁신 프로젝트 추진', '성장동력 기술력 확보', '산업 인프라·생태계 조성', '미래사회 변화 대응' 등 4대 분야 전략 과제를 중점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민간의 혁신역량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시장환경을 개선하는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선도적 기술이 공공분야에 선제적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민간 투자의 마중물을 부어 줄 계획이다.
특히 기술적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지능화 기술역량 강화'에는 2018년 4천여억원을 포함해 2022년까지 총 2조2천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산업수학·뇌과학 등 기초기술을 활용해 인공지능(AI), 컴퓨팅, 로봇 등 지능화 기술을 고도화하고 융합이 확산되도록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
다만 효율화를 위해 '19대 미래성장동력', '9대 국가전략프로젝트' 등 과거 정부에서 추진했던 성장동력 관련 중복 분야는 연계·통합하고,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시티 등에 맞춤형 집중 지원을 할 예정이다.
미래 사회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산업 기술융합형 인재를 위주로 전문인력을 2022년까지 1만5천명 신규로 양성하고, 여기 더해 해외 우수 신진연구자와 고급 과학자를 유치하는 계획도 세웠다.
아울러 초·중등 교육에서 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을 융합한 '스팀(STEAM)교육'을 확산하고, 대학에서도 공학교육 과정을 개선해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키로 했다.
4차산업혁명에 따른 큰 변화에 사람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스마트공장 등 직무전환 교육을 2022년까지 5만명에 대해 실시하고, 고용보험과 실업급여를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형태의 노무제공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노동법 체계를 준비하는 방안도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현행 노동 관련 규율체계를 재검토하는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이날 발표된 구체적 사업계획 등은 대부분 각 부처별로 이미 발표됐거나 과거 '창조경제'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돼 오던 것이서서 신선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이 기존 사업이거나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어서 재원 마련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29일 사전브리핑에서 "사회 경제 전반에 대한 영향력이 크므로 종합하고 고민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며 "지난 정부 정책도 맞다면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연속성을 가지고 정책을 만들어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특히 이번 계획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되는 '규제개혁'의 성공 여부에 대해 "규제에 대해서는 실버 뷸릿(은빛 탄환·'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마법의 탄환')은 없다"며 "지속적으로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olatido@yna.co.kr,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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