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속도전에 '마라톤 랠리'까지…S&P500도 사상 최고치
'감세 청신호' 트럼프 "민주 이겼으면 지금의 반토막" 자화자찬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의 대표 인덱스인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가 급등세를 이어가며 '24,000 고지'에 올라섰다. 다우지수가 24,000선에 안착한 것은 처음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31.67포인트(1.39%) 상승한 24,272.35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과 동시에 24,000선을 가뿐히 뛰어넘었고, 장중 상승 폭을 더욱 키웠다. 장중 한때 350포인트 이상 치솟기도 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금융주들이 다우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21.51포인트(0.82%) 상승한 2,647.58에 마감하며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뉴욕증시 기록 속출
다우지수가 1,000단위 '마디 지수'를 돌파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다섯 번째다.
120년 다우지수 역사에서 유례없는 기록이다.
지난 1월 25일 20,000을 돌파한 다우지수는 3월 1일 21,000선을 뚫었다. 8월 초에는 22,000선을 웃돌았고, 지난달 19일 23,000선에 안착했다. 짧게는 1~2개월 간격으로 '심리적 저항선'들을 잇따라 뛰어넘는 속도전이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거래일 만에 23,000선에서 24,000선으로 올라섰다"면서 "역대 3번째로 빠른 기록"이라고 전했다.
앞서 다우지수가 20,000선에서 21,000선으로 올라서는 데에는 24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24거래일은 지난 1999년 5월 10,000선에서 11,000선으로 올라서는 데 걸렸던 것과 동일한 최단기록이다.
다우지수는 11월 월간 기준으로 3.8%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지난 1995년 이후로 22년 만의 최장기간 랠리에 해당한다.
연초 대비 수익률은 20%를 웃돈다.
S&P 500지수도 11월 한 달간 2.8% 오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로 가장 긴 오름세를 이어갔다.
◇거시경제·기업수익·감세 기대 '삼박자'
뉴욕증시의 장기랠리는 근본적으로 탄탄한 미국 경제와 기업 실적호조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달에는 미국 기업들의 3분기 깜짝실적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면, 최근에는 실물경기의 강한 흐름이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3분기 성장률은 기존 3.0%(속보치)에서 3.3%(잠정치)로 0.3%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실질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10년 만에 웃돌았다는 분석도 실물경제의 탄탄한 흐름을 방증한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점진적인 통화 긴축도 시장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은 CNBC 방송에 출연해 "미국 증시가 희열을 느끼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여전히 투자자들은 (하락 반전의) 공포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 대대적인 법인세 감세안이 추가적인 촉매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공화당 거물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이 세제개편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감세의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위기다.
당장 법인세가 대폭 인하되면 당장 상장사들의 수익성은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만약 민주당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면 시장은 지금의 50%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며 '자화자찬'의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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