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 중국이 기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보다 더 강력한 대북 제재를 지지할 것이라는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중국은 추가적인 제재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한다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원유 수출을 죌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자 원장은 "중국은 미국이 북한과 연계된 기업과 개인에게 일방적으로 부과한 제재는 계속 반대할 것"이라며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 따르라고 요청한다면 중국은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소속 당원교육 및 정세연구기관인 중앙 당교의 장롄구이(張理土+鬼) 교수는 "제재가 북한을 제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유용하지만 현 제재 수준은 충분히 강력하지 못하다"며 "우리가 제재 효과를 보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유엔이 머지않아 이전보다 한층 강화된 제재를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북 제재 강화를 주장한 중국 전문가들의 발언은 중국 정부의 의중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을 끊으라는 미국의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북한에 원유공급을 끊으라고 요구했다는 질문과 관련해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가 여러 차례 대북 결의를 통과시켜 북한을 제재하고 있다. 중국은 유관 결의가 전면적이면서도 완전하게 집행되고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강조해온 중국 입장에서 북한을 완전히 궁지로 내모는 카드를 쓰기에는 부담이 크다.
지난 9월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정유제품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의 대북결의안 2375호를 채택했지만 원유 공급은 북중 간 송유관을 통해 계속 이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북 제재에 신중한 입장이지만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싱크탱크 애틀란틱 카운슬의 매튜 크로닉 비상임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원유금수 요구는 암묵적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에서) 중국이 더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있고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북한을 지원해온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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