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도 고민했으나…호주 해변 집채만한 고래 사체 방치 결정

입력 2017-12-01 11:25  

폭파도 고민했으나…호주 해변 집채만한 고래 사체 방치 결정

14m 길이 브라이드 고래…처리 해법 못 찾아 악취 우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조류에 휩쓸려온 집채만한 고래의 사체가 수일 동안 호주 지역 당국의 골머리를 앓게 했다.

지역 당국은 온갖 처리 방법을 고민했으나 두 손을 들고 그대로 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1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멜버른의 소렌토 근교 다이아몬드 베이 해변에 지난달 27일 길이 14m의 초대형 브라이드 고래(Bryde's whale) 한 마리가 죽은 채 흘러왔다.

보기 드물게 몸집이 큰 데다 장비 접근이 어려운 낭떠러지 밑에 있어 당국과 환경전문가들이 처리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빅토리아주 환경부의 댄 화이트 대변인은 "이 정도 크기의 고래를 옮기는 것은 복잡한 작업"이라며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많은 방법이 논의됐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고래를 현재 장소에서 옮겨 해안가나 쓰레기 매립지에 묻는 방법, 사체를 조각내거나 아예 폭파하는 방법까지도 거론됐다.

그렇지만 이들 모두 지역 사회나 환경, 작업자들에게 받아들이기 힘든 위험을 줄 수 있는 만큼 어느 것도 안전한 방법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는 게 화이트 대변인의 설명이다.

고래 사체가 완전히 분해되는 데 수 주가 걸릴 것으로 추정돼 주민들로서는 더운 여름날 바람 방향에 따라 창문도 못 열게 되는 등 악취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미 독성은 없지만 강한 악취가 나오기 시작했다. 상어의 입을 한번 거친 듯 죽은 고래의 입가에서는 상처가 있다.

고래 사체를 노리고 굶주린 상어들이 몰려들 수 있는 만큼 현재 해변 출입이 금지된 상태며, 사람들에게 해로운 병원균이 있을 수 있어 고래 사체의 300m 이내 접근도 차단됐다.

갑자기 큰 고래가 해변에서 죽는 일로 호주 당국은 골치를 앓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는 길이 12m, 무게 18t의 혹등고래를 너무 커 이동시키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변에 묻었다가 다시 파내는 일도 벌어졌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 해변에 묻힌 고래 사체로 인해 상어가 몰려들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자 주 당국은 5만 호주달러(4천200만 원)를 들여 고래 사체를 옮겼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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