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군사적 긴장 고조되면 파견 학생 즉시 귀국"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중국이 북한과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유학기금관리위원회를 책임지는 리강은 "정보기관의 분석 결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너무 고조됐다고 판단되면, 우리는 평양 주재 중국 대사관에 즉시 학생들을 귀국시키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매년 봄 60여 명의 대학생을 북한에 보내 7개월가량 어학을 공부하도록 하며, 북한도 비슷한 수의 대학생을 매년 중국으로 보낸다.
2000년대 초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가장 안정적으로 이뤄져 온 양국 정부 간 교류 활동으로, 북·중 관계의 굴곡 속에서도 20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리강은 "연말까지 귀국하는 60여 명의 학생은 연수 과정을 모두 마쳤기 때문에 돌아오는 것으로,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밝혀 프로그램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유학기금관리위원회는 북한의 상황에 대해 정보기관의 브리핑을 계속 받고 있다"면서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리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정부는 내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할 학생들을 모집했는데, 북한에 가려고 하는 학생들이 너무 적어 정원을 채우는 데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둥(山東)사범대학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왕쉐야오는 "중앙 정부로부터 최소한 한 명의 학생을 추천하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교수들이 학생의 안전 문제에 대해 매우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 대학은 우여곡절 끝에 자발적으로 가길 원하는 한 여학생을 찾아내 부모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난징(南京)대학의 담당자는 "지금껏 어느 학생도 북한에 가길 원하지 않고 있다"며 "어느 학생도 지원하지 않는다면 북한에 억지로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연변(延邊)대학 담당자는 "최근 수년간 많은 학생을 북한으로 보냈지만, 안전 문제가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우리는 살얼음 위를 걷는 느낌이며, 만약 북한에 있는 학생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부모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 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현재 한국에는 6만3천여 명의 중국 유학생들이 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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