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편집 없이 마스터들이 준비한 무대 그대로 전달"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이제 새로운 음악 예능이 있을까 싶었지만 역시 음악의 세계는 넓고도 깊다.
각 음악 분야의 대가를 한데 모아놓은 엠넷 '더 마스터-음악의 공존'(이하 '더 마스터')이 음악 예능의 새로운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 마스터'에는 매주 6명의 '마스터'가 출연한다. 이들은 각각 대중가요, 클래식, 국악, 재즈, 뮤지컬, 밴드 음악을 대표한다.
그래서 '더 마스터'에는 우승 개념의 '그랜드 마스터'라는 시스템은 있지만, 순위제는 없다. 무대별로 감동의 크기는 조금씩 다를 수 있어도 서로 장르가 다른 무대를 놓고 우열을 가릴 수 없기 때문이다.
덕분에 경연자들은 청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화려한 편곡에 치우치지 않고 음악과 자신의 목소리에만 몰입할 수 있다. 시청자도 불편함 없이 무대를 콘서트처럼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장치 덕분에 '더 마스터'의 다양성은 더 빛을 발한다. 20년 이상 내공을 쌓은 사람의 무대 하나를 보는 것도 귀한 경험인데 6가지를 동시에, 그것도 안방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대중가요 대표 최백호는 이미자의 '아씨',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고(故) 한복남의 '빈대떡 신사' 무대를 통해 경연의 필승 카드로 불리는 고음 없이도 수십 년 노래 인생의 깊이를 담아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임선혜는 대중이 어렵게 느끼는 클래식의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음악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오페라 '리날도'에 삽입된 아리아 '울게 하소서'나 엄마를 떠올리며 부른 패티킴의 '이별'을 선곡한 예가 그랬다.
뮤지컬 배우 최정원은 자신의 장기인 대중성과 연기력을 십분 살려 아바, 에디트 피아프의 대표곡을 소화해 관객의 공감을 끌어냈다.
이밖에 명창 장문희가 유산한 아이를 떠올리며 부른 '하늘이여'와 래퍼 샵건과 선보인 퓨전 무대 '이몽룡아', 재즈계 대모 윤희정이 딸 김수연과 함께 꾸민 '스페인', 밴드 공연의 대가 이승환이 선보인 소녀시대의 '지'(Gee) 무대 등도 방송 후 화제가 됐다.
이 같은 6인 6색의 무대는 관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음악가들 간에도 '교류'를 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중가요뿐만 아니라 사회 모든 분야에서 '컬래버레이션'(협업, 이하 '콜라보')이 유행인 가운데, '더 마스터'는 수십 년 한우물만 파온 대가들에게 더 본질적인 의미의 '콜라보'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그 생각의 끝에는 '음악의 뿌리'도 있을 것이다.
경연자들이 경연하는 것도 잊고 "돈 주고도 못할 경험이다", "안 가본 나라 여행하는 것 같다", "다른 경연자의 실험적 무대가 기대된다" 같은 찬사를 쏟아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 마스터'는 대가들의 무대를 가장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최상의 기술들도 접목했다. 기존 방송에서는 쓰이지 않던 오디오 채널 개념을 도입해 채널 120개를 사용하고, 80명의 고정 연주자들을 두는 등 제작진의 수고도 뒷받침됐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1∼3회 순간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은 2%대 중반을 유지 중이다.
'더 마스터'를 기획한 엠넷의 신정수 국장은 3일 "한 가지 주제로 한 무대마다 인위적인 편집 없이 오로지 마스터들이 준비한 무대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이전 음악 예능에선 볼 수 없던 구성"이라고 말했다.
최백호, 윤희정, 최정원이 제3장 '세대 공감' 무대를 끝으로 하차한 가운데 이번 주부터는 대중음악 마스터 박정현, 재즈 마스터 김광민, 뮤지컬 마스터 박은태가 합류해 매주 또 새로운 무대를 선물할 예정이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