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 시인, 베이비부머 세대 위로하는 에세이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중견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인문학 저술가인 장석주(62)가 자신을 포함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삶을 돌아보는 에세이 '베이비부머를 위한 변명'(연두)을 펴냈다.
그가 말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한국전쟁이 끝난 뒤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그는 이제 노년을 앞둔 자기 세대가 지난 세월을 잘 갈무리하고 앞으로 더 잘 살아갈 힘을 얻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지금 베이비부머 세대가 720만 명 정도 된다고 해요. 그런데 뭔가 감성적으로 준비가 안 된 채 노년을 맞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당혹스럽게 노년을 맞게 된 거죠. 우여곡절이 많은 세대인데, 이들에 대한 위로나 연민도 있고 저 자신도 한번 돌아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인생의 변곡점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살아갈 삶을 내다봤으면 좋겠어요."
그는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책을 쓰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불운과 행운을 함께 가졌던 세대, 쓸쓸하고 찬란하다"고 정리하며 "책임과 의무가 과중해 안타깝다"고 했다.
"6·25 직후 나라 전체가 가난할 때 태어나 가난의 트라우마를 지닌 채 자랐고, 경제 부흥기와 민주화 과정을 겪으면서 1980∼90년대 경제 성장의 열매와 단맛도 본 세대입니다. 이들은 부모를 봉양했고 자식 부양의 의무도 다했지만, 정작 본인들은 자식 세대로부터 부양받지 못하게 됐어요. 아직도 부양 의무를 벗지 못하고 남은 재산까지 털어서 자식들 출가와 독립에 쏟아붓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러나 전 세대에 비해 아버지로서 권한은 별로 없죠."
이어 그는 "이 세대가 분명히 기여하는 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유난히 재난재해가 잦았고 승자독식의 사회인데, 그 굴곡을 지나 살아남았다는 것에 자긍심을 가져도 되지 않나,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을 갖자고 위로의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또 아직 베이비부머 세대에 관한 분석이나 연구가 거의 없다고 지적하며 "이 책이 사회적으로 이 세대가 잘 살았느냐 못 살았느냐 논의될 수 있는 화두를 던져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계기로 새로운 논의가 확장되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 60세 전후인 이 세대가 한쪽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집회에 나서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를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나서는 등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현상, 젊은 세대로부터 '꼰대'로 비난받는 세태에 관해서도 차분하게 분석했다.
"자기 객관화가 안 되는 친구들이 있는 것 같아요. 자기의 말과 행동에 대한 성찰이 안 되는 거죠. 그런 친구들에게는 이 책이 거울처럼 자기를 비춰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죠."
이 책에는 그의 인생 고백과 함께 친구들 5명이 각자의 삶에 관해 쓴 글도 함께 담겼다. 이 세대가 공유한 역사, 문화, 의식과 함께 다양한 삶의 궤적도 비교해볼 수 있다.
220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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