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필리핀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세력이 대규모 대원 모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필리핀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두아르도 델 로사리오 주택도시개발조정위원회(HUDCC) 위원장은 전날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보 보고서를 인용해 IS 세력이 1인당 10만 페소(216만 원)를 내걸고 대원을 충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군의 대대적인 토벌작전으로 주춤하던 아부사야프 등 크고 작은 IS 추종반군들이 다시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델 로사리오 위원장은 정부군과 IS 추종세력의 교전으로 초토화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의 마라위 시 재건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5월 23일 IS 추종반군 마우테가 마라위 시를 점령하자 민다나오 섬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하며 정부군을 투입, 5개월 만에 토벌했다. 양측의 교전 과정에서 1천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델 로사리오 위원장은 "마라위 시뿐만 아니라 민다나오 섬 전체를 어떤 테러 위협으로부터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라위 시를 재건할 동안 계엄령을 지속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7월 의회 승인을 받아 계엄령 발동 기간을 연말까지 한 차례 연장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라위 시 사태가 지난 10월 말 종식됐음에도 계엄령을 해제하지 않고 IS 세력의 테러 위협을 계속 거론하는 점을 고려할 때 계엄령을 또다시 연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계엄령을 연장하면 인권 유린에 대한 야권과 인권단체의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필리핀 정부군이 마라위 시에서 IS 추종반군 토벌작전을 벌일 때 생포한 반군을 고문하고 약탈을 하는 등 전쟁 범죄 수준의 불법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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