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분양가는 책정 않고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일임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나인원 한남'의 분양가가 국내 아파트 중 역대 최고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어서 시행사가 책정한 분양가 그대로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나인원 한남'의 시행사인 대신금융그룹 계열의 대신F&I는 고급주택 '나인원 한남'의 주력 평형분양가를 3.3㎡당 6천만원 안팎으로 책정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지난 1일 오후 늦게 분양보증을 신청했다.
대신F&I는 "나인원 한남의 분양가는 HUG의 보증 기준에 따라 입지, 세대수, 브랜드 등이 유사한 인근 '한남더힐'의 평균 매매가의 11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나인원 한남은 지하 3층, 지상 5~9층, 9개 동, 총 335가구 규모로 대형 평형으로만 구성된 최고급 단지다.
분양 물량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평형인 전용면적 206㎡(75평형, 170가구)와 전용 244㎡(89평형, 93가구)는 3.3㎡당 5천600만원선으로 책정됐다. 206㎡의 분양가는 40억원 초반 수준이다.
듀플렉스(101평형)는 분양가가 3.3㎡당 6천900만원으로 책정됐다.
대신F&I는 각 세대에 수영장까지 구비한 슈퍼펜트하우스(3가구)를 비롯해 펜트하우스 총 29가구의 경우 HUG와 협의를 통해 분양가를 결정하기로 했다.
대신F&I 측은 "나인원 한남의 분양가는 인근 '한남더힐'의 시세를 기준으로 삼아서 정했는데 두 단지의 유형이 달라서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에 펜트하우스는 HUG에서 정하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나인원 한남이 책정한 분양가는 여러 평형 가운데 최저가인 주력 평형대의 3.3㎡당 5천600만원으로만 비교해보더라도 기존의 최고 분양가 기록인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의 3.3㎡당 4천75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나인원 한남이 계획대로 분양승인을 받으면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새로 쓰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신F&I측은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의 경우는 주변지역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 분양가가 책정된 만큼 나인원 한남도 HUG의 분양보증 기준에 맞춰 인근지역 한남더힐 시세와 비교해 분양가를 책정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부가 주택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분양가 관리에 나선 상황인 만큼 알려진 것보다 높은 가격을 들고 나온 '나인원 한남'의 분양 승인이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하는 시각이 있다.
나인원 한남의 고분양가 승인이 향후 분양될 반포주공1단지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의 분양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HUG는 이번 주 중에 분양보증 신청에 대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행사와 HUG가 생각하는 분양가에 입장차가 계속 있는 상황이어서, 계획대로 통과되기 쉽지 않은 분위기로 전해졌다.
HUG 관계자는 "나인원 한남의 분양보증 건은 지사 전결 사항이므로 이번 주에는 승인하든 거절하든 어느 정도 결정이 나지 않을까 싶다"며 "이번 주에 가격 부분을 계속 협의해 갈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신F&I는 나인원 한남의 분양을 최대한 서둘러서 분양보증이 발급되고 지자체의 승인을 받는 대로 곧바로 진행할 계획이다.
yjkim8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