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으로 점심 때우며 협상했지만…예산안 타결 끝내 무산

입력 2017-12-02 21:58  

도시락으로 점심 때우며 협상했지만…예산안 타결 끝내 무산

한달간 계속된 예산안 논의…공무원 증원·일자리 안정자금 이견 못 좁혀

'2+2+2 회동'중 김태년 퇴장, 정우택 반발로 소소위 파행 등 협상과정 험로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2일을 넘기지 않기 위해 막판까지 협상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타결에 실패했다.

국회는 지난달 2일 상임위원회별 예산안 예비심사와 3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공청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예산 전쟁의 막을 올렸다.

하지만 여야는 한 달에 걸쳐 9대 쟁점에 대해 의견차를 전혀 좁히지 못하며 변죽만 울렸다.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앞둔 마지막 주 월요일(11월27일)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 3당은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하는 '2+2+2 회동'자리를 사흘 동안 가동했는데, 이마저도 공전했다.

지난달 29일 논의 도중에는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돌연 퇴장하며 회의가 파행하는 등 평행선 대치가 이어졌다.

그러자 여야는 '데드라인'을 이틀 앞둔 지난달 30일 원내수석부대표 대신 원내대표를 '2+2+2' 테이블에 앉혀 담판의 속도를 끌어올렸다.

이튿날인 1일에는 예결위 간사들로 구성된 소소위가 틀어지면서,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강력히 문제를 제기해 회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야는 자정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인 결과 공무원 증원 문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일부 진전을 이뤘다.

이에 탄력받은 3당은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이날 아침부터 국회 의원회관의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방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접점을 모색했다. 점심도 도시락으로 때우며 협상을 이어갔다.

정오에는 예정대로 새해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 됐다.

하지만 생각보다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이날 오후 2시 소집될 계획이었던 본회의가 오후 9시로 연기됐다.

핵심 쟁점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오후 5시 각자 의원총회를 통해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들 야당은 각각 협상권을 위임받았음을 재확인하기는 했지만, 공무원 증원과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한 각 당내 강경론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파국을 암시했다.

3당 원내사령탑은 막판 극적 타결을 기대하며 저녁 늦게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았지만, 입장차를 좁히는 데에 실패했다.

공무원 증원 규모가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다. 정부의 1만2천명 증원안 대비 민주당은 1만500명, 한국당은 7천명, 국민의당은 9천명을 각각 제시하며 타결을 모색했지만 끝내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예산안을 12월 2일까지 처리해야 한다고 못 박은 '국회선진화법'이 2014년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이를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여당 원내지도부는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우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 후 기자들과 만나 "법정시한을 지키려고 저희가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데, 지킬 수 없게 돼서 국민에게 죄송한 생각"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야당도 예산안 처리의 발목을 잡았다는 여론의 '역풍' 가능성을 우려하며 협상을 타결짓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공무원 수에 합의가 어렵고, 최저임금도 문제가 있어 도저히 협의가 어렵다"면서 "냉각기를 갖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더 안 좁혀진다"면서 "법정시한을 못 지켰으니 엄청 두드려 맞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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