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합의안 불발돼 정부안 상정후 정회…부결 우려탓 표결 못해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국회는 새해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2일 밤 본회의를 열었지만 예산안은 손도 대지 못한 채 무쟁점 예산 부수법안을 처리하는 데 그쳤다.
여야는 당초 예산안 협상이 타결되면 예산안과 핵심 부수법안인 소득세법·법인세법 개정안의 수정안을 본회의에 제출해 표결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협상이 무산됨에 따라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과 소득세법·법인세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선에서 멈췄다.
여야는 3일 극적 타결 가능성을 고려해 이날 본회의를 산회하지 않고 정회한 상태에서 끝냈지만 3일 처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국회는 이날 저녁 9시께 본회의를 개최해 정세균 국회의장이 예산 부수 법안으로 지정한 국민체육진흥법·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경륜 및 경정법·부가가치세법 개정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이들 개정안은 여야간 이견이 없는 무쟁점 법안이어서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그러나 정작 핵심 안건인 예산안과 소득세법·법인세법 개정안은 정부안을 상정만 한 뒤 표결에는 들어가지도 못한 채 본회의 안건으로 계류시키는 선에서 회의를 마무리했다.
야당이 정부안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표결에 부친다면 부결이 확실하고, 부결 시 여야 공히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개정안 역시 정부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데 그쳐야 했다.
이에 따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안 상정 후 통상 해온 관행에 따라 제안설명에 나서서 "예산안이 제때 통과돼 정책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호소했지만 실효성 없는 형식적 과정에 그쳤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예결특위 등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원내 의석 분포나 현재 상황을 감안해 각 당 원내대표와 협의한 끝에 지금은 표결에 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교섭단체 협상 타결 후 예산안 심의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본회의를 개의해 계속 심의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본회의 개의시간은 추후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장은 휴일인 일요일(3일)에 본회의를 개회하려면 국회 의결이 필요하다는 규정에 따라 의결 절차를 거친 뒤 정회를 선포하고 회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정전협정 위반행위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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