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개인 회사에 수백억대 담보 지원 의혹…조석래도 개입 판단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민경락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가 총수일가 사익 편취 혐의로 효성[004800] 등 관련 법인뿐 아니라 조석래 명예회장·장남인 조현준 회장 등 오너 일가까지 검찰에 고발하는 안을 확정해 전원회의에 상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1년 넘게 조사한 공정위 사무처는 조 회장에 대한 그룹 차원의 부당 이익제공에 아버지인 조 명예회장까지 관여했기에 함께 형사처벌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르면 다음 달 전원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이 담긴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에 해당)를 심의해 결론을 내린다.
심사보고서에는 효성과 효성투자개발 등 법인 2명, 조 명예회장과 조 회장, 송형진 효성투자개발 대표이사, 사건 당시 부장급이었던 실무 담당자 등 4명을 검찰 고발 조치하는 안이 담겨 있다.
특히 실무 담당자 고발 의견은 '실무자도 고발 대상에 넣겠다'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원칙적으로 임원뿐 아니라 위법 행위를 실행한 이들까지 고발하겠다는 지침을 이르면 이달 중으로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심사보고서에는 고발 외에도 과징금 처분과 시정명령 등이 담겼다.
공정위원 9명은 전원회의에서 이러한 심사보고서를 작성한 공정위 사무처 조사 결과와 효성 측의 반박을 들은 뒤 고발 여부, 과징금 규모 등 최종 제재안을 결정한다.
공정위 사무처는 부동산 개발회사인 효성투자개발이 경영난을 겪었던 발광다이오드(LED) 제조회사인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지원한 점을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이익제공 행위로 보고 있다.
총수일가 사익 편취 금지 규정(공정거래법 23조 2)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156억원과 39억원 상당의 적자를 냈다. 이 회사는 당시 효성 사장이었던 조 회장 지분이 62.78%에 달하는 사실상 개인 회사였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2014년과 2015년 120억원과 1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 CB는 하나대투증권의 사모펀드가 인수했다.
경영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효성투자개발이 총 296억원 가치의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제공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효성투자개발은 효성이 58.75%, 조 회장이 41.00%의 지분을 보유한 효성 비상장 계열사였다.
결국 효성은 효성투자개발이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부당하게 지원하게 했고, 조 회장뿐만 아니라 당시 효성 회장이었던 조 명예회장까지 이러한 행위에 관여했다고 공정위 사무처는 본 것이다.
참여연대는 작년 5월 이러한 과정으로 결과적으로 효성이 조 회장 개인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며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공정위는 이후 지난 11월 현장조사를 하는 등 1년 가까이 조사를 벌였다.
김상조 위원장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조사가 거의 마무리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개별 사건에 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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