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부 조사 결과…10% "당하는 쪽이 문제" 용인 태도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에서 혐한(嫌韓) 발언을 포함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에 부정적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표현의 자유'라거나 '당하는 쪽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용인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도쿄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내각부가 지난 10월 전국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헤이트 스피치로 불리는 민족적 차별 언행을 반복하는 가두활동과 집회 등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처음으로 설문한 결과 알고 있다는 응답이 57.4%, 모른다는 42.6%였다.
알고 있다고 답한 이들의 의견을 물어봤더니 '일본에 대한 인상이 나빠질 것'이 47.4%(복수응답 가능)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불쾌하고 용서할 수 없다"(45.5%)가 차지했다.
그러나 17%는 '표현의 자유 범위 안의 것'이라고 답했으며 10.6%는 '헤이트 스피치를 당하는 쪽에 문제가 있다'고 답해 이를 용인하는 태도를 보였다.
일본에선 지난해 5월 헤이트 스피치를 막기 위한 법안이 제정됐지만,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로부터 관련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달 22일에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과 일본 시민단체 회원들이 국회에서 집회를 열고 후속 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법무부 인권옹호국은 "부당한 차별적 언행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론에 밝혔다.
전체적 인권 옹호를 주제로 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인터넷에서의 인권침해 문제로는 62.9%가 '타인을 비방 중상하는 정보의 게재'를 꼽았다.
여성에 대한 인권문제로는 50.5%가 '직장에서의 차별 대우'라고 답했다.
이는 2012년 조사 결과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당시보다 10.7%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총 3천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이 중 1천758명이 회답했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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