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선점·당일치기 소화 위한 과속, 선원 1∼2명이 손님 안전관리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낚시 어선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3일 오전 6시 12분께 인천시 옹진군 영흥대교 남방 약 2마일 해상에서 낚시 어선 선창1호(9.77t)가 급유선(336t급)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2명 중 8명이 숨지고 5명이 의식불명 상태이며 2명은 실종됐다.
선창1호는 이날 오전 6시 영흥도 진두항에서 출항했다가 9분 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개가 끼고 비가 내리는 등 기상이 안 좋은 상태에서 출항한 선창1호는 영흥대교 아래 좁은 수로를 통과하다가 급유선과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인명피해를 유발하는 낚시 어선 사고는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고 있다.
최근 사례로는 2015년 9월 제주 추자도 해역에서 돌고래호(9.77t)가 방향타 고장 이후 전복돼 1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낚시 어선의 위험성은 지속해서 제기돼 왔지만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낚시 어선은 새벽에 일찍 출발해 오후 4∼5시 귀항하는 방식에 따라 '당일치기' 일정으로 이뤄진다.
명당을 선점하고 당일치기 일정을 맞추기 위해 낚시 어선들이 과속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새벽잠을 쫓으며 배를 탄 낚시객은 목적지에 이르기 전까지 방에서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낚시 어선 객실은 상당수가 어창을 개조해 만든 것이어서 전열 기구 등에 취약한 실정이다.
낚시 어선은 또 어선 기준을 적용받아 선원 1명만 승무 기준으로 규정돼 있어 안전관리가 미흡하다.
선장 혼자서 배를 몰고 점심 준비를 하고 20명의 손님을 상대하느라 조타실을 비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고가 발생한 선창1호도 손님은 20명인데 선원은 선장 1명과 보조 1명 등 2명이 전부다.
낚시 어선 업체의 안전 불감증과 더 많은 고기를 잡기 위해 무리한 운항을 요구하는 낚시꾼의 요구가 맞물리면서 낚시 어선 해양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다.
낚시 어선 해양사고는 2013년 77건, 2014년 86건, 2015년 206건으로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선창1호는 손님 정원 20명을 준수했고 낚시객도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등 현재로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실종자 2명을 찾는 데 주력하며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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