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임종룡·김석동·윤용로 등 '모피아' 휴식처 논란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인사청탁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4번째로 금융연구원에 몸담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금융권 안팎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전 부위원장은 최근 공직자윤리위원회에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원 취업 심사를 신청해 승인을 받았다.
이번 승인으로 정 전 부위원장이 금융연구원으로 복귀할 경우 그는 네 번째로 금융연구원에 재직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정 전 부위원장은 1995년 8월부터 1996년 12월까지 금융연구원 국제금융팀 부연구위원으로 일했으며, 전남대 교수를 지낸 뒤 2004년 2월부터 2013년까지 금융연구원에서 일하며 부원장까지 역임했다.
이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자리를 떠나면서 지난해 약 넉 달 동안 다시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일하다가 이번에 다시 취업 심사를 신청했다.
그의 복귀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정 전 부위원장이 현재 KEB하나은행 인사청탁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대통령 지시사항이라는 말을 듣고 이상화 전 독일 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의 인사 민원을 하나은행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전국금융산업노조 관계자는 "정 전 부위원장은 검찰을 수사를 받는 상태인 데다가 네 번째로 금융연구원에 온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며 "공직자윤리위에서 왜 정 전 부위원장을 거르지 않았는지 황당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정 전 부위원장이 금융연구원에 발을 들일 경우 연구원 해체 투쟁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개로 금융위원회 출신인 이른바 '모피아' 인사가 퇴직 후 금융연구원을 잠시 쉬었다가는 장소로 여기는 관행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약 2년간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을 지냈고, 윤용로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2011년 단 두 달간 금융연구원에서 일했다.
이외에도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이승우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임승태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금융연구원에 몸담았다.
한편 금융연구원 측은 정 전 부위원장의 금융연구원행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공직자윤리위에서 승인은 났지만, 아직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고 내부적으로 고려 중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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