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흥도 낚싯배 충돌 급유선 선장 "피해 갈 줄 알았다"

입력 2017-12-04 09:16   수정 2017-12-04 11:36

인천 영흥도 낚싯배 충돌 급유선 선장 "피해 갈 줄 알았다"

2인 1조 당직 근무 중 선장만 조타실 남아…갑판원, 자리 비워
해경, 급유선 선장·갑판원 오늘 영장 신청 예정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를 들이받아 13명의 사망자를 낸 급유선 선장이 해경 조사에서 "(낚싯배가 알아서) 피해 갈 줄 알았다"는 진술을 했다.
해경은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당시 급유선 조타실에서 조타기를 잡은 선장이 충돌 방지를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사고 당시 조타실을 비운 것으로 확인된 갑판원 1명과 함께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인천해양경찰서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한 336t급 급유선 명진15호의 선장 전모(37)씨와 갑판원 김모(46)씨의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전날 오전 6시 9분(해경 신고접수 시간) 인천시 영흥도 남서방 1마일 해상에서 9.77t급 낚싯배 선창1호를 들이받아 낚시꾼 등 1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선창1호 승선원 22명 중 사망한 13명 외 선장 오모(70)씨 등 2명이 실종됐으며, 나머지 7명은 구조됐다.
선장 전씨는 해경 조사에서 "(충돌 직전) 낚싯배를 봤다"면서도 "(알아서) 피해 갈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사고 시간대 당직 근무자로 급유선 조타실에서 조타기를 잡고 있었다. 그러나 또 다른 당직 근무자인 갑판원 김씨는 당시 조타실을 비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급유선 운행 시 새벽이나 야간 시간대에는 2인 1조로 당직 근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 당직자는 전방을 주시하며 위급 상황 발생 시 선장에게 알리는 보조 역할을 한다.

해경은 갑판원인 김씨가 조타실을 비운 사이 선장 혼자 조타기를 잡고 급유선을 운항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이 이날 중 이들의 구속 영장을 신청하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5일 열릴 예정이다.
해경은 이날 오전 한국선급과 함께 인천 해경전용부두에 입항한 선창1호 선내에서 현장감식을 할 예정이다.
현장감식 결과를 토대로 급유선 선장인 전씨가 사고 당시 과속을 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해경 관계자는 "어제 오후 선장 등 급유선 승선원 6명 전원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조사했다"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있는 선장 등 2명을 조사 중 긴급체포했고, 오늘 오후께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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