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터키 대통령과 통화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 내 자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팔레스타인이 이를 막기 위한 본격적인 외교 행보에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 AFP통신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간)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이 이날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그의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통화는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거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결정의 위험성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신문이 설명했다.
압바스 수반이 통화한 지도자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포함됐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통화에서 독립된 팔레스타인 국가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며 팔레스타인에 힘을 실어줬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슬람협력기구(OIC)와 아랍연맹 회의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바스 수반은 경쟁 상대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측에도 전화를 걸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또 압바스 수반은 이날 아랍계 이스라엘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예루살렘을 수도로 인정하거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것은 미래 평화협상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의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계획 보도에 중동 지역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아랍연맹 의장국인 요르단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문제가 확대되면 OIC와 아랍연맹 회원국들을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미 백악관은 오는 6일께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에 관한 연설을 하거나 성명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계 각국은 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아 대사관을 경제수도인 텔아비브에 두고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뒤 예루살렘 전체를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이 자국 수도가 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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