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선대본부장 "전용기에는 과자 한가득…뛰어내리고 싶은 적도 있어"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 번에 햄버거를 4개씩 먹어치우는 대식가에 어지간한 사람도 혼이 나갈 정도로 폭언을 일삼았다는 측근들의 주장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지낸 코리 루언다우스키와 부본부장 출신인 데이비드 보시가 5일(현지시간) 출간하는 책 '렛 트럼프 비 트럼프'(Let Trump Be Trump)를 미리 입수해 보도했다.
이 책에서 두 전직 참모는 트럼프가 식습관부터 비범했다고 입을 모았다.
선거기간 맥도날드에 들르면 빅맥 2개, 필레오피시(생선버거) 2개를 주문해 먹어치우고 입가심으로 초콜릿 밀크셰이크를 들이켰다는 것이다.
맥도날드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칼로리로 계산해도 성인 남성 하루 권장 섭취량 2천500㎈에 육박하는 2천420㎈를 한 끼에 먹어치운 것이다.
트럼프의 '어린이 입맛'은 그가 대선 기간 타고 다닌 전용기 '트럼프 포스 원'에서도 확인된다.
맥도날드, KFC, 피자, 다이어트 코크가 주요 메뉴인 가운데 오레오, 프레첼, 감자칩 등 각종 과자가 넘쳤다.
"유명한 세균 혐오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한번 개봉한 과자는 먹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 참모들은 전했다.
전용기에는 항상 엘튼 존의 음악이 흘러나왔는데 볼륨이 너무 커 생각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으며 참모들을 다그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도 못지않았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돌변해 고함을 질러댔는데 멘탈이 가장 강하다는 사람조차도 산산조각으로 부서질 강도였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도 "트럼프 포스 원에서 낙하산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선대본부장직에서 퇴출당한 루언다우스키는 트럼프 대통령을 원망하는 대신 원망의 화살을 후임인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에게 돌렸다.
루언다우스키는 책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던 중 매너포트가 "트럼프 대통령이 더는 TV에 출연해선 안된다. 특히 일요일 쇼는 안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을 알게 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어느 때보다 격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나 화가 났는지 헬기 조종사에게 휴대전화를 쓸 수 있도록 고도를 낮춰 비행하라고 지시했으며 곧 매너포트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일요일 TV에 출연해선 안 된다고 했다고? 나는 내가 원할 때는 언제든지 출연할 테고 넌 더는 그런 말을 못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이어 "어조를 누그러뜨리라고? 난 높일 거다. 네가 정치 프로인 줄 아냐. 나는 인생 프로다. 너같은 인간을 아는데… 네 꼴을 봐라" 등의 말을 욕설을 섞어 내뱉었다며 "세계 역사에서 가장 대단한 급습이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매너포트의 권세도 삼일천하로 끝났다.
극우 매체 브레이트바트의 창립자인 스티븐 배넌이 캠프의 고문으로 등장해 매너포트를 밀어내서다.
책에는 뉴욕타임스의 한 기자가 '매너포트가 우크라이나 정당으로부터 1천270만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매너포트에게 보냈으며 배넌이 이 기사를 읽고 트럼프타워에 있는 매너포트의 집으로 찾아가 추궁한 적이 있다는 뒷얘기도 실렸다.
배넌의 추궁에 처음에는 "다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던 매너포트는 "오래 전 일이고, 비용이 들었다"고 고쳐 답했다고 책은 전했다.
책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칭찬 일색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냉혹한 면모도 언급했다.
한번은 루언다우스키가 몸이 아파 전용기에서 잠이 든 적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깨우더니 "감당 못 하겠으면 다른 사람을 데려오겠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직원에게 "이제 코리 말 듣지 마라. 더는 네 상관이 아니다"라고 말해 "큰 상처를 입었지만 이는 천개의 상처 중 하나일 뿐이었다"고 회고했다.
루언다우스키는 나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책은 트럼프 행정부의 검증되지 않은 인사 정책도 꼬집었다.
예컨대 호프 힉스 백악관 공보국장은 "똑똑하고 마치 사진으로 찍은 것 같은 기억력을 갖고 있지만" 원래 전용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상을 다리는 역할을 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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