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꽃·맥주도 '알아서 도착'…별별 상품 '구독' 시대

입력 2017-12-05 07:00  

양말·꽃·맥주도 '알아서 도착'…별별 상품 '구독' 시대
'회원에 선별 제품 배송' 모델 인기↑…"쇼핑 선택 피로 덜어줘"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IT(정보기술) 업계에 '구독'이란 말은 신문·잡지의 전유물이 아니다.
양말, 과자, 와이셔츠 등 별별 상품을 '구독'하는 일명 '구독 커머스(상거래)' 업종이 빠르게 인기를 얻고 있다.
소비자로서는 전문 업체가 골라주는 양질의 물건을 편하게 받을 수 있고, 기업 측면에서도 고객에게 색다른 만족감을 선사할 수 있어 장점이 뚜렷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말 제조사 태우산업은 '미하이삭스'라는 온라인 양말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매달 '비즈니스' '스포츠' 등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의 양말을 보내주는 것이 골자다. 양말이 필수 패션 용품이지만 구멍이 나는 등 파손이 잦고 매번 이를 사는 것이 번거롭다는 사실에 착안한 사업이다.
주 고객층은 30∼40대 남성 직장인으로, 매번 디자인이 다른 양말을 보내 줘 '패션 코디'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사무실과 행사장의 '감초'인 과자도 '구독'할 수 있다. 스타트업 '팔락성'의 서비스 '스낵포'가 주인공이다.
'회의 시간에 조용히 먹을 수 있는 과자' '교육생들을 위한 과자 개별 포장' '골프 라운딩을 하며 먹기 좋은 간식' '단짠(달고 짠 과자) 패키지' 등 각종 테마에 맞춰 주전부리를 골라 보내준다.
직원이 매번 과자를 챙기려고 마트로 뛰어갈 필요가 없고, 건강을 챙기는 이들을 위해 제품 열량 계산도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스타트업 '꾸까'(Kukka)는 꽃 '구독' 서비스를 한다. 요금을 내면 2주마다 계절에 맞게 디자인된 꽃다발이 집으로 배달된다.
지금 20∼30대가 기념일이 아닌 평상시에도 가족·연인을 위해 꽃을 자주 산다는 점에 주목한 서비스다. 독신자가 '자신만을 위한 셀프 선물'로 꽃을 받아보는 경우도 적잖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이 계속 느는 수제 맥주와 와인도 '구독'이 가능하다.
'벨루가브루어리'는 '맥주+야식 구독' 서비스를 한다. 한 달에 2번 전문가(비어마스터)가 고른 수제 맥주와 이에 궁합이 맞는 안주를 제공한다.
업체 '디어와인'은 구독자에게 프랑스, 칠레, 스페인산 등의 추천 와인을 2주마다 1병씩 보내준다.

다리미질이 지겨운 직장인 사이에서는 '와이셔츠 구독'이 인기다. '위클리셔츠'란 서비스로, 일주일에 한 번 깨끗하게 빨아 다린 셔츠를 받고 입었던 헌 셔츠는 돌려주는 것이다.
뜨개질이나 드립커피 세트 등 색다른 취미 체험용품을 보내주는 서비스('하비인더박스')나 석 달에 한 번씩 집에 걸 그림을 받을 수 있는 '미술품 구독'('오픈갤러리 그림 렌탈')도 화제다.
'구독 커머스'는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전자상거래의 세부 주류 업종으로 인정될 정도로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다.
국내에서는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처음 물품 구독 서비스가 나왔고, 이후 각종 전문 업체가 등장하며 소비자 인지도가 훌쩍 커졌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번 인터넷에서 제품 가격과 디자인을 따지다 '쇼핑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많아지며 구독 커머스의 수요가 늘고 있다. 특정 제품에 관해 큐레이션(선별) 역량을 갖춘 업체가 일정 품질을 보장하는 데다 대량 구매로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 강점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이 업계 관계자는 "잘 몰랐던 신제품을 '깜짝 개봉'하는 재미도 주는 만큼 성장의 여지가 크다. 노인 등 쇼핑을 하기 어려운 계층이나 특정 제품에 열광하는 고객 등을 주목해 새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치열하다"고 덧붙였다.
t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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