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감독제 도입·저감목표 설정…기업도 재활용 박차
"2050년 바다는 플라스틱반 고기반…먹이사슬 전반에 악영향"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매년 늘어나는 플라스틱 해양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제사회가 새로운 행동수칙을 마련한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주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제3차 유엔환경총회에서 각국 정상과 환경장관들은 플라스틱 해양 투기로 오염되는 바다를 살리기 위해 해양폐기물 저감을 위한 지침을 마련한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총회에서 각국 환경장관들이 해양폐기물 관리 감독 조치를 도입하는 데 합의하고 처음으로 국가·지역별 플라스틱 쓰레기 저감 목표치를 설정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매년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해양폐기물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에릭 솔하임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현 수준대로라면 2050년에는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무게가 물고기의 무게와 맞먹게 될 것"이라며 "플라스틱 해양폐기물은 곳곳에 널려있고 인간 주거지에서 수백마일 떨어진 노르웨이 북부에까지 퍼져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의 플라스틱병은 4천800억개로 집계됐고 2021년에는 그 수가 5천830억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미국 조지아대 제나 잼벡 교수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바다를 오염시키는 플라스틱의 절반 이상은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스리랑카 등 5개국에서 배출됐다.
잼벡 교수팀은 현 추세가 계속되면 2025년에는 연간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최대 2천800만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우려 때문에 일부 국가는 이미 미세 플라스틱인 마이크로비즈의 사용을 금지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제한하는 등 실질적은 행동에 나서고 있다.
대만의 경우 14개 산업 부문, 9만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제품에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내년 중순부터 화장품에 마이크로비즈 사용을 금지한다.
글로벌 기업들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컴퓨터 제조업체 델은 매년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70t을 제품 포장에 사용하기로 했고 코카콜라와 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 등도 제품 포장에 쓰이는 플라스틱 수거·재활용을 통해 해양폐기물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델의 글로벌 부문 부사장 피유시 바르가바는 "연구하면 할수록 문제는 플라스틱 해양 쓰레기가 단순히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아니라 먹이사슬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플라스틱 생산량과 제한적인 재활용 플라스틱의 양을 참작하면 이는 절대 자체적으로 풀릴 수 없는 방정식"이라고 지적했다.
잼벡 교수는 지구촌이 플라스틱 해양폐기물 문제에서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더는 견딜 수 없는 한계점)에 근접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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