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법정' 윤현민 "촬영장에서 '여배우' 대접받았죠"

입력 2017-12-05 17:00   수정 2017-12-06 08:35

'마녀의 법정' 윤현민 "촬영장에서 '여배우' 대접받았죠"
"야구 10년 연습해 프로 입단…배우로서는 목표 빨리 이뤄 겁도 나요"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이듬이를 좀 닮아있는 '여검'의 모습이 담기면 어떨까요? (웃음)"
월화극 1위로 퇴장한 KBS 2TV '마녀의 법정'에서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 여진욱 검사를 연기한 배우 윤현민(32)을 최근 서울 강남 신사동에서 만났다.
윤현민은 "지상파 미니시리즈 첫 주연이었는데 전작 '터널'에 이어 이번에도 잘됐다. 운이 정말 따라줬다"며 "이 작품은 대본을 보자마자 '안 하면 바보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마이듬(정려원 분) 캐릭터가 초반부터 몰아치는 게 있어서 여검이 좀 묻힐까 고민도 했는데 지나고 보니 마이듬이 잘해줘서 여검의 캐릭터도 잘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현민은 촬영장에서 '여배우'로 불렸다고 했다.
"남녀 캐릭터가 기존 드라마들과 반대잖아요. PD님과 스태프가 저를 '여배우'로 불러주셨어요. '여배우 살려야 한다'며 반사판도 예쁘게 대주셨고요. (웃음)"
윤현민은 여성 관련 범죄를 소재한 데 대해 "가상의 사건이 아니라 실제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들이라 대본을 보며 진짜 화가 났다"며 "제작진, 배우들의 진정성이 작품에도 반영됐다. PD님도 저도 에피소드 이야기하다 감정이 북받쳐 운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답답할 때마다 이듬이가 대신 어퍼컷을 날려줘서 통쾌했다"며 "려원 누나도 감성적인 인물인데 이듬이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2009년 OCN 드라마 '조선추리활극 정약용'으로 데뷔한 윤현민은 그 전까지는 한화 이글스, 두산 베어스에서 프로야구 선수로 활약했다.
"어릴 땐 그저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고등학생 때는 최고라는 소리도 들었는데, 프로에 입단하니 한없이 작아지더라고요. 늘 주눅이 들어 있다 보니 부상에도 몸이 버티질 못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보러 갔는데 배우가 정말 멋있어 보였죠. 이후 야구를 관두고 아르바이트를 해가면서 연기학원에 다녔어요. 그러고 나서 하게 된 첫 작품이 '김종욱 찾기'였네요. 운명이죠."
그는 "남들보다 연기를 늦게 시작하며 한 생각이 '야구도 10년 넘게 해서 프로가 됐으니 연기도 그 정도 해야 이름이 좀 알려지겠구나'였다"며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목표에 도달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신중해지고 겁도 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야구는 잘 안 되면 방망이 들고 손이 찢어져라 스윙을 하면 좀 되는데 연기는 그것도 아니더라"며 "결국 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느냐인 것 같다. 그래서 개인이 겪는 감정을 최대한 많이 기억하려 한다"고 말했다.



윤현민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으로는 로맨틱코미디를 꼽으며 "로코에 대한 갈망은 늘 있다. 하지만 '터널', '마녀의 법정'처럼 대본이 좋으면 결국 또 장르극을 택할지도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윤현민은 배우 백진희와 연애 중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백진희는 '마녀의 법정' 후속작인 '저글러스'의 주연으로 나서며 연인과 바통 터치를 했다.
윤현민은 "제 작품만큼이나 가슴을 졸이며 '본방 사수'를 할 것 같다"며 "자주 못 봐서 서운하지만 늘 응원한다"고 말했다.
결혼 계획에 대해서는 "운동선수 시절에는 결혼을 일찍 하려 생각했지만 지금은 직업이 바뀌었으니 좋은 가정을 꾸릴 준비를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녀의 법정'이 흥행한 만큼 연말 상 욕심은 없느냐는 물음에는 "저보다는 려원 누나가 꼭 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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