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투표서 45% 득표…타 정파들 압도
결선 남았지만, 승리 예상…프랑스 상대 자치권 확대요구 거세질 듯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지중해 섬 코르시카에서 치러진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민족주의 세력이 대승을 거뒀다.
아직 결선투표가 남았지만 새 지방정부가 구성되면 프랑스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코르시카의 자치권 확대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질 시메오니가 이끄는 정당연합 '페 아 코르시카'가 지난 3일 치러진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득표율 45.4%로 1위를 차지했다.
'페 아 코르시카'는 프랑스에 코르시카의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세력과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이 한 지붕에 모인 민족주의 정당 연합이다.
1차 투표 2위를 한 중도 연합세력은 한참 처진 15% 득표에 그쳤으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는 득표율 11.3%로 4위에 머물렀다.
과반을 득표한 세력이 나오지 않음에 따라 오는 10일 결선투표가 치러질 예정이지만, 1차 투표 득표 상황으로 미뤄 민족주의 정당 연합의 승리가 점쳐진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 이후 코르시카에 있는 2개의 도(道·데파르트망)와 1개의 광역지방(레지옹)이 합쳐져 하나의 단일한 지방정부가 구성될 예정이라 내년 1월 새 지방정부 출범 이후 민족주의 세력의 자치권 확대요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태어난 곳인 코르시카는 이탈리아 반도 옆의 지중해에 있는 섬으로, 18세기에 프랑스령에 편입됐다.
코르시카 민족주의 정당들은 프랑스로부터 완전한 자치와 함께 고유언어인 코르시카어에 프랑스어와 동등한 지위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코르시카어는 프랑스어보다 이탈리아어에 더 가깝다.
아울러 이들은 무장 독립운동 조직인 코르시카민족해방전선(FNLC) 조직원들의 사면도 요구하고 있다. FNLC 등 과격 분리주의자들은 1976년부터 테러와 암살을 벌이며 무장투쟁을 벌이다가 2014년에야 완전 무장해제를 선언했다.
2015년부터 코르시카 광역의회 의장을 지내온 질 시메오니는 1차 투표 결과가 나오자 코르시카의 제2 도시 바스티아 시내에서 코르시카기를 흔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오늘 코르시카가 파리(중앙정부)에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우리는 평화와 민주주의, 자유로운 코르시카를 원한다"면서 "정치적 해법을 함께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르몽드가 전했다.
코르시카 민족주의 세력은 자치권 확대를 요구할 계획이지만 당장 프랑스로부터 분리독립을 추진할 의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질 시메오니는 지난달 르몽드 기고문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코르시카와 국가의 관계 개선 논의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서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코르시카는 카탈루냐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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