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감세 거부가 무어 승리가 필요한 이유"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앨라배마 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공화당 로이 무어 후보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했다.
무어 후보의 과거 성 추행 의혹을 고려해 그동안 민주당의 더그 존스 후보 때리기를 통해 간접 지원을 해왔다면 지난 2일 새벽 상원의 감세안 처리를 계기로 공개적인 지원 호소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상원 내 여야 의석 분포가 52대 48인 상황에서 민주당에 한 석을 내주면 각종 입법 동력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거대한 감세안에 한 표조차 던지길 거부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앨라배마에서 공화당 소속 로이 무어의 승리를 필요로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로이 무어'의 이름을 직접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비슷한 메시지를 발신했지만 무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며 "오늘 메시지가 가장 노골적인 지지 발언"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글에서 "우리는 범죄와 불법 이민의 중단, 그리고 장벽건설과 군 문제, 낙태 반대, 국가보훈처, (국민의 무기 소유를 합법화한) 수정헌법 2조 등을 위한 무어의 한 표가 필요하다"면서 "펠로시(캘리포니아·하원 원내대표)와 슈머(뉴욕·상원 원내대표)의 꼭두각시인 존스는 뽑지 마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펠로시와 슈머의 꼭두각시인 존스를 앨라배마 상원의원으로 뽑는 것은 감세 및 범죄, 군과 장벽 문제 등에 대해 강경하게 나서기 위한 공화당의 위대한 어젠다들을 훼손할 것"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선 이후 당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401K'를 보아라. 주가는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일자리는 큰 폭으로 회복되고 있다"며 "감세안에 대한 위대한 찬성 표결로 오늘도 주식 시장, 그리고 당신들을 위한 소중한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401K'는 매달 일정액의 퇴직금을 회사가 적립하면 근로자가 이를 운용해 스스로 투자 결과에 책임지는 확정기여형(DC ) 퇴직연금이다.
내년 중간선거의 풍향계로 여겨지는 이번 선거에서 성추문으로 고전하던 무어 후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사격 등에 힘입어 추격전에 나선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기간 앨라배마에서 직접 지원유세를 하진 않지만, 선거를 나흘 앞둔 오는 8일 앨라배마 주 경계지역에 있는 플로리다 주의 펜서콜라를 방문,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앨라배마 주 유권자들을 향한 메시지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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