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원주 기독교 의료 선교 사택' 등 9건 문화재 등록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경술국치를 앞두고 함께 의병 활동을 펼친 집주인과 머슴이 살던 전남 보성의 가옥이 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머슴 출신 의병장인 안규홍(1879∼1910)과 안규홍이 이끄는 의병부대에 군자금과 군수품을 지원한 집주인 박제현(1871∼1909)이 거주했던 '보성 안규홍·박제현 가옥'을 포함해 건축물과 유물 9건을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5일 밝혔다.
보성 안규홍·박제현 가옥은 20여 년간 머슴살이했던 안규홍이 생활한 사랑채와 박제현이 머물던 안채가 잘 보존돼 있다. 구한말 의병장의 주거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강원도 원주와 전남 곡성, 충남 태안에 남아 있는 옛 건축물과 전남 목포와 경북 문경의 오래된 공장도 문화재로 등록됐다.
원주에서는 1918년에 세워진 서양식 주택이자 원주 개신교 선교의 발상지인 '원주 기독교 의료 선교 사택'과 1954년 유엔 한국재건단과 제1야전군사령부가 건축한 '원주 육민관고등학교 창육관', 항공기 날개를 연상시키는 외관이 특징인 '원주 제1야전군사령부 구 청사' 등 3건이 등록문화재가 됐다.
'곡성 성륜사 안심당·육화당'은 근대 한옥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건물이다. 1920년 전남 구례에 건축한 국포고택을 1987년 이전했는데, 전통적인 한옥 형식에 근대적 기법을 가미해 지었다. 남종화의 거장인 아산(雅山) 조방원(1926∼2014)이 창작 공간으로 활용했던 곳이기도 하다.
충남 태안읍성 중심부에 1930년 지어진 '태안 동문리 근대한옥'도 평면 구조와 재료 등에서 근대 한옥의 건축기법이 잘 남아 있어 문화재로 등록됐다.
등록문화재가 된 공장은 1938년에 지어진 '조선내화주식회사 구 목포공장'과 '문경 가은양조장'이다.
조선내화주식회사 구 목포공장은 1997년까지 고온에도 변형되지 않는 내화(耐火) 건축자재를 생산하던 곳이다. 생산 과정을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산업사적 측면에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경 가은양조장은 생산 공간과 사무실이 결합한 2층 건물로, 건축 형태와 구조가 잘 보존된 편이다.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주는 왕겨층을 천장에 설치한 점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안에 있는 제대와 세례대도 문화재가 됐다.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제대 및 세례대'는 강화도에서 나온 화강암으로 제작됐으며, 세례대에는 마음을 닦으면 악을 물리치고 선을 행할 수 있다는 뜻의 '修己洗心去惡作善'(수기세심거악작선)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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