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모터 양산…자동차부문 매출 전체의 40%로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전자업체 일본전산이 푸조 브랜드로 알려진 자동차대기업 프랑스 PSA와 내년 봄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전기자동차(EV)용 구동모터를 생산한다고 4일 발표했다.
세계적인 EV 전환과 함께 다른 업종의 자동차산업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수평분업이 본격화되는 것 같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전했다.
일본전산은 이전부터 자동차에 사용하는 부품 생산에 힘을 쏟아왔으며 파워스티어링 장치나 브레이크용 부품 등에서 강점을 보여왔지만 EV 구동용 모터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인트벤처 자본금은 1천500만 유로(약 193억 원)다. 일본전산이 올해 미국 에머슨일렉트릭으로부터 인수한 프랑스 자회사 일본전산르로이소머홀딩과 PSA의 프랑스법인 PSA오토모빌스가 절반씩 출자한다.
신형 모터의 개발·생산을 위해 2억2천만 유로를 절반씩 투자한다. 프랑스 공장에서는 이르면 2022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PSA는 물론이고 다른 자동차 업체에도 공급한다.
일본전산의 저비용 기술과 PSA의 소형차 기술을 각각 살려 에너지절약형 모터 등을 개발한다.
일본전산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 겸 사장은 "EV모터의 시장투입 긴급성이 높아졌다"고 투자배경을 설명했다.
주로 전기전자제품을 생산하던 일본전산은 2030년도에 연결매출을 10조 엔(약 97조 원)으로 늘릴 계획인데, 그 가운데 자동차 관련이 4조 엔을 차지해 EV 분야가 주력사업이 될 전망이다.
혼다도 히타치오토모티브시스템스와 자동차 모터용 공동출자회사를 올 7월에 설립했다. 기간부품을 자체조달하던 자동차업계에서 전동화를 계기로 수평분업모델이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전산 나가모리 회장은 수평분업 사례로 액정(LCD)TV를 예시했다. TV업체는 과거 브라운관을 자체제작했지만 LCD TV는 패널 전업 업체가 출현하며 자체제작에 고집한 업체는 경쟁력을 잃었다.
자동차업계에서도 특정 영역의 점유율이 높은 부품업체가 대두하고 있다. 혼다와 히타치에 이어 8월에는 닛산자동차가 EV용 차탑재 배터리를 개발·생산하는 자회사를 중국 펀드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개발코스트 면에서도 분업은 피할 수 없어졌다. 환경규제나 자율주행 등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7대 승용차 제조회사의 2017년도 연구개발비는 3조 엔(약 29조 원)에 육박한다.
하나의 회사가 전 영역을 생산하는 것은 어려워 분야별 전업업체에 의지한다. 특정분야에서 30~50%의 점유율을 가진 글로벌 부품업체가 규모의 경제를 발휘하는 것도 수평분업을 촉진하고 있다.
내연기관은 진입장벽이 높아 구미와 일본 등 한정된 국가와 기업이 부품을 포함해 산업피라미드를 형성했다. 그런데 EV는 자동차를 만들지 않은 회사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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