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취역 예정, 배수량 1만6천t 규모로 화력도 '빵빵'
레이더에 소형 어선으로 표시, 한반도 '전진 배치' 의견도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 해군이 두 번째 차세대 스텔스 구축함 취역 준비에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AP통신, 프레스 헤럴드 등 미언론은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 마이클 몬수르(DDG-1001)가 4일(현지시간) 첫 운항시험을 위해 메인주 베스 아이언 웍스 조선소를 출항했다고 보도했다.
내년 2월 취역 예정인 마이클 몬수르 함은 줌월트함에 이어 줌 월트급으로서는 두 번째 구축함으로 대서양에서 수일간 운항시험을 한 뒤 귀항할 예정이라고 조선소 관계자가 밝혔다.
마이클 몬수르 함은 배수량 1만6천t으로 웬만한 중순양함과 맞먹는다. 미 해군 사상 최연소(49세)로 참모총장에 취임한 엘모 러셀 줌월트 제독의 이름을 딴 줌월트급 구축함은 기존 구축함 중에서 최대인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만재배수량 9천t)보다 30m 더 길고, 높이도 32m나 된다.
장착 화력도 막강하다. 장거리 표적에 '엑스칼리버(Excalibur) 155㎜ 스마트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함포체계(AGS), 57㎜ 함포, SM-6 함대공미사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을 갖췄다. 또 MH-60 중형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드론(무인기) 이착륙도 가능하다.
시속 최고 30노트(55.5㎞)를 자랑하는 줌왈트급 구축함은 광역수색레이더와 사격통제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소형 어선으로 표시될 정도로 스텔스 능력을 갖춰 레이더와 소나(음파탐지기)에도 탐지가 쉽지 않다. 첨단 시스템 덕택에 승조원은 기존함보다 훨씬 적은 150명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줌월트 함은 거의 10년가량의 건조작업 끝에 지난해 10월 취역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배치했다. 애초 미 해군은 32척의 줌월트급 구축함을 건조할 계획이었으나, 척당 평균 건조 비용이 44억 달러(4조7천800억 원)나 돼 가격 시비에 휘말리자 이를 세 척으로 줄였다.
미 해군은 세 척 건조 예산으로 129억 달러(14조 원)를 확보했다. 현재 3호함인 린든 B 존슨 함(DDG-1002)도 건조 중이다.
마이클 몬수르 함은 2006년 이라크에서 반군이 투척한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동료들을 구한 후 전사한 미 해군 특전단(네이비실) 소속 마이클 몬수르 병장의 이름을 땄다. 몬수르는 전사 후 최고 등급인 명예훈장을 받았다.
미 초당파 싱크탱크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는 앞서 3월 미 해군이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 세 척 전부 한국에 전진 배치할 것을 권고해 주목을 받았다.
CSBA는 138쪽 분량의 연구 보고서를 통해 현재 모항인 샌디에이고에서 진해 등 한국 내 군항으로 전진 배치하면 한반도 유사시 북한 연안에 대한 타격 능력 강화 효과와 함께 영유권 문제 등을 놓고 중국과 첨예한 마찰을 빚어온 남중국해에 대한 지휘통제 역량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브라이언 클라크 선임연구원은 한국 전진 배치 구상은 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줌월트 구축함의 다양한 성능에도 적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 투자 없이 구축함 정박이 가능한 항구가 여럿 있고 스텔스 성능 덕분에 한반도 연안에서 화력 지원작전을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는 점을 들었다. 또 대잠 작전이나 대(對)특수부대 임무를 수행하는데도 안성맞춤이라고 덧붙였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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