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밀입국 경로 이용…외국인 조직원 귀환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최근 시리아의 주요 거점을 모두 잃고 패퇴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이 터키로 밀입국을 시도하며 유럽 본토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10월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이 IS의 '수도' 시리아 락까를 탈환하자 IS 조직원 수백 명이 락까를 탈출했다고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이들 중 다수는 유럽인 조직원이며, 시리아 접경국가인 터키 국경을 넘으려다가 붙잡힌 조직원이 수십 명에 이른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에 앞서 락까 함락 직전 SDF 측 민간인 기구인 락까시민위원회와 IS의 민간인 피란 합의에 따라 민간이 뿐 아니라 IS 조직원과 그 가족 수백 명이 이 도시를 떠났다고 더 타임스는 덧붙였다.
최근 BBC는 SDF와 IS의 협상 결과로 IS의 버스 13대, 트럭 50대, 군용차량 100대가 락까를 탈출했으며, 이 행렬에는 민간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비롯한 IS 조직원과 무기가 포함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터키 국경에서 붙잡힌 IS 조직원 사담 알-하마디는 더타임스에 IS 조직원 수백 명이 터키로 들어가는 밀입국 경로를 이용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나는 터키에 들어가기 위해 피란 합의에 따른 행렬을 이용했다"면서 "많은 사람이 그렇게 했으며, 그중 절반은 조직원이고 절반은 민간인이었다. 그것은 건너기 쉬운 경로였다"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이 같은 증언은 락까를 떠나도록 허용된 IS 조직원들이 이제 공격을 감행하기 위해 다시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하마디는 터키 국경 인근 도시인 시리아 알라이에서 체포됐는데, 그 주변 지역은 IS가 한때 외국인 신입 조직원들을 시리아로 들여보내는 관문으로 이용했던 곳이다.
그리고 이제 남은 IS 조직원들이 이 경로를 터키로 넘어가는 길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경을 넘는 데는 밀입국업자에게 300달러(약 32만5천원) 정도만 쥐여주면 된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한 터키 관리는 "붙잡히는 인원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다른 EU 국가들과의 정보 공유가 느슨해질 수 있는 영국은 외국인 IS 전사의 귀환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지난 10월 영국 출신 IS 조직원 400명이 행방불명으로 추정된다는 싱크탱크 '세계전략네트워크'의 보고서를 쓴 리처드 배럿은 "락까가 함락됐을 때 전투를 벌이고 있던 귀환자들은 이미 들어와 있던 귀환자들보다 훨씬 더 열성적이고 폭력적이며 급진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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