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미국 거래소들이 몸값이 치솟은 비트코인과 관련한 선물 거래 중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 당국은 신규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 관련 사기를 제재하는 등 가상화폐 거래의 부작용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오는 11일(현지시간) 'XBT 선물'로 알려진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개시할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CBOE는 거래 활성화를 위해 이달 말까지 무료로 거래를 중개하기로 했다.
이는 18일부터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중개하겠다고 밝힌 경쟁사 시카고선물거래소(CME)를 의식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두 거래소는 지난 4월 2천 달러 수준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1만1천 달러 선으로 폭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통해 투자자 자금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CME는 선물 투자자로부터 35%의 높은 개시증거금을 요구할 예정이며 CBOE도 33%의 개시증거금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는 규제 당국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 가격에 연동한 선물이 청산소(clearing houses) 불안정을 초래하고 다른 시장에 영향을 주는 디폴트(상환 불이행)를 방지하기를 원하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브라이언 퀸틴츠 CFTC 위원은 지난주 런던에서 한 연설에서 CFTC가 청산소 보유액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마진 수준을 높일 권한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이 사기에 이용될 가능성을 우려해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ICO와 관련된 캐나다 업체를 제소하는 등 가상화폐 관련 규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SEC는 ICO를 통해 1천500만 달러를 조달하면서 미국 증권법을 위반한 캐나다 기업 플렉스콥스(PlexCorps )와 공동 창업자 2명을 제소했다고 4일 밝혔다.
SEC는 '플렉스코인'으로 불리는 가상화폐를 판매한 이들 창업자와 플렉스콥스의 자산도 동결했다.
이번 조치는 SEC가 지난 9월 신설한 가상화폐 분야 담당 사이버 조직이 처음으로 ICO와 관련해 법 집행을 한 사례다.
WSJ은 플렉스콥스에 대한 조치가 급증하는 ICO에서 잠재적 사기꾼을 추적하려는 SEC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제이 클레이턴 SEC 위원장은 최근 ICO가 조작이나 사기에 취약하다고 경고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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