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민·기업에 부담주는 '행정조사' 축소…175건 손질

입력 2017-12-07 10:00   수정 2017-12-07 14:41

정부, 국민·기업에 부담주는 '행정조사' 축소…175건 손질

국무조정실 10년 만에 첫 전수 점검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정부가 국민과 기업에 부담을 주는 각종 '행정조사'를 줄이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은 행정조사기본법이 제정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행정조사 실태를 전수 점검해 전체 608건 중 175건의 행정조사를 폐지하거나 조사주기 완화, 공동조사, 항목축소 등의 방법으로 손보기로 했다.
정부는 7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19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국민불편·부담 경감을 위한 행정조사 혁신방안을 확정했다.
올해 중소기업옴부즈맨이 519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 기업은 행정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연평균 451쪽의 서류를 작성하고, 이를 위해 120일의 시간과 905만 원의 비용을 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조사의 문제점으로는 과도한 서류제출, 중복된 조사, 과도한 조사주기 등이 꼽혔고, 불합리한 행정조사를 정비하면 매출이 1.1%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15년 전국 518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부담지수'를 조사한 결과 행정조사에 따른 부담지수가 139로, 법인세(121), 환경규제(102), 진입규제(67)보다 훨씬 높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에 행정조사 혁신방안을 마련한 데 이어 2018년까지 후속 조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27개 정부부처가 현재 시행 중인 행정조사는 총 608건으로, 이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91건으로 가장 많고 환경부 76건, 농림축산식품부 51건 등의 순이다.
정부는 ▲국민·중소기업의 행정조사 부담과 불편 경감 ▲행정조사의 근거·요건·방식·절차준수 및 간소화 ▲안전관리와 사고대응과 관련된 경우 정비대상 제외를 '3대 정비원칙'으로 정해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관세청의 '통관고유부호 변경사항 조사', 기재부의 '귀속재산 관리조사', 특허청의 '국유특허 무상실시 실적제출', 국토부의 '건설업 등록기준에 관한 자료제출', 환경부의 '화학물질 제조·수입보고' 등 5개 행정조사는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폐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주간·월별·분기별로 시행하던 행정조사 중 6건은 조사주기를 반기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화물운송사업자가 운송실적을 국토부에 제출하는 주기를 분기에서 연간으로 완화함으로써 영세업자의 부담도 줄이기로 했다.
공동조사를 통해 중복조사의 애로를 해결키로 한 행정조사는 15건이다.
관세청은 1월에 특허보세구역 운영자료, 4월에 자율관리보세구역 운영자료를 제출받고 있으나 앞으로는 한 번에 통합해서 제출받을 계획이다.
국토부는 그동안 교통안전점검과 교통안전진단제도를 중복해서 실시했는데 앞으로는 교통수단에 대해서는 안전점검, 교통시설에 대해서는 안전진단을 하는 것으로 개선키로 했다.



정부는 9건의 행정조사에 대해서는 조사항목을 축소키로 했다.
일례로 건설업자는 공사계약 체결·변경 때마다 건설산업종합정보망에 140개 항목을 기재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87개 항목만을 기재하면 된다.
정부는 아울러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사업자가 수백, 수천 페이지의 '위해관리계획서' 등을 그동안에는 인쇄물로 환경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했으나 전자문서로 제출이 가능토록 하는 등 총 20건의 행정조사에 전자문서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밖에 농수산물 도매시장 종합정보시스템 등 6건의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온라인으로 자료제출이 가능토록 하고, 모든 건설업체에 대해 등록기준 적합 여부를 매년 조사하던 방식을 자료검토를 통해 기준미달 업체를 가려내 조사하는 등 7건은 조사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행정조사의 근거가 법령에 없는 15건은 소관 법령 개정으로 근거를 명시하고, 행정조사 개시요건이 포괄적으로 규정된 59건은 요건을 구체적으로 정하며, 증거인멸 우려 등이 없는 50건의 조사는 조사개시 7일 전의 사전통지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행정조사 혁신방안 시행을 위해 내년 3월까지 고시·지침 등 행정규칙을 개정하고, 내년 6월까지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내년부터 행정조사 신설 시 적정성 심사를 강화하고, 규제개혁 신문고에 '불편·부당 행정조사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이 신고센터에 접수된 사항을 토대로 행정신고에 대한 상향식 정비를 추진키로 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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