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통령 탄핵 요구 시위 벌이는 등 반정부 활동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州) 주지사에서 쫓겨난 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반대 운동을 이끌고 있는 미하일 사카슈빌리 전(前)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우크라 검찰에 체포됐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카슈빌리는 이날 검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내에 있는 그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체포됐다.
사카슈빌리는 검찰 체포를 피해 건물 지붕으로 대피했으나 결국 검거돼 수갑을 찬 채 연행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사카슈빌리 지지자들은 그를 태운 검찰 호송 차량을 둘러싸고 연행에 항의하면서 수사관들과 승강이를 벌였다.
검찰은 사카슈빌리를 체포한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않았으나 현지에선 포로셴코 대통령에 대항하는 그의 반정부 활동이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카슈빌리는 지난 2004~2013년 2기에 걸쳐 조지아의 대통령을 지내며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친서방 노선을 밀어붙여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2008년엔 자국에서 독립하려는 남오세티야 공화국을 지원한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3선에 실패한 뒤 우크라이나로 이주해 못다 이룬 친서방 개혁 구상을 펼치려던 그는 2015년 5월 역시 러시아와 대립하며 친서방 노선을 걷던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의해 오데사 주지사에 임명됐다.
우크라이나 국적까지 부여받고 그해 5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주지사직을 수행하며 개혁 정책을 추진하던 그는 그러나 중앙 정부 인사들과의 심각한 갈등 끝에 결국 포로셴코 대통령에 의해 해임되고 말았다.
사카슈빌리는 이후 한동안 우크라이나를 떠났다가 지난 9월 중순 재입국해 반정부 운동을 이끌고 있다.
그는 포로셴코 정부 내 부패 관료들이 우크라이나의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사카슈빌리는 앞서 지난 3일 키예프 시내에서 야권 지지자들을 모아 포로셴코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주도했다.
사카슈빌리는 집회 연설에서 포로셴코 대통령 탄핵, 부패 관료 및 의원 처벌을 위한 반(反)부패 재판소 창설, 의원 면책 특권 폐지, 선거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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