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면적 43배 태워…건물·가옥 150채 전소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북쪽 도시 벤추라 인근에서 대형 산불이 발화해 피해가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 언론과 현지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저녁 LA 북서부 샌타모니카와 북부 샌타바버라 사이에 있는 인구 10만의 소도시 벤추라 인근에서 발화한 산불은 시속 80㎞의 강풍을 타고 주변 지역으로 거세게 번지고 있다.
불은 산타 폴라 지역에서 발화해 가까운 벤추라 시티 주택가 쪽으로 번졌다. 벤추라에는 시 청사 건물 인근까지 불이 번진 상태다.
이날 새벽 현재 3만1천 에이커(125㎢, 약 3천800만 평)에 이르는 면적이 불에 탔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43배에 달한다.
이 지역 주민 중 거의 30%에 달하는 2만7천여 명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건물과 가옥 150여 채가 전소했다.
화재 직후 교통사고로 한 명이 숨졌다는 소식이 있지만 정확한 인명 피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날 새벽 4시께 벤추라 시내 하와이안 빌리지 아파트 건물이 불길에 휩싸인 채 통째로 무너져 내렸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입주민들은 이미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불은 샌타 애너라고 불리는 강력한 바람 탓에 통제 불능 상태로 확산하고 있다고 현지 소방당국은 전했다.
수십 대의 소방 헬기와 수백 명의 소방관이 투입돼 화마와 싸우고 있으나 강풍 때문에 진화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벤추라 카운티 소방당국 관계자는 CNN에 "산불 영향권에 있는 지역의 건물은 통제할 수 없는 상태로 위협을 받고 있다. 불이 번지는 속도와 세기 때문에 소방대원들이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산불로 이 지역을 통과하는 전력선도 상당 부분 파괴돼 벤추라 카운티와 인근 샌타바버라 카운티까지 총 26만 호의 가옥 또는 사무실에 전력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 산불은 지난 10월 와인 산지로 유명한 나파·소노마 밸리 등에서 발생해 40여 명의 사망자를 낸 북 캘리포니아 산불 이후 가장 큰 규모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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