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된 민주당 인사, 지방선거 등을 준비하며 차기 모색
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인사, 어려움 속 암중모색 모습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고상민 기자 = 국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지 9일로 1년이 되는 가운데 탄핵 정국에서 주역으로 조명받았던 정치권 인사들의 상황도 크게 바뀌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고 조기 대선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사들은 높아진 정치적 위상을 토대로 지방선거 등 차기 행보를 준비 중인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이나 국민의당, 바른정당 인사들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과정을 통과하는 모습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을 당시 야권 사령탑으로 공조했던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전 원내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11월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중간수사 결과 발표 직후에 탄핵 추진 검토 의사를 밝히면서 탄핵 정국을 이끌었던 추 대표는 당정청의 한 축으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돕고 있다.
추 대표는 대선 승리에 이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뛰고 있다. 6·13 지방선거까지 이길 경우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라는 '영광의 타이틀'을 기반으로 그 이후의 정치적 그림을 그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24일 탄핵소추안 표결일을 '12월 2일 또는 9일'로 제시하며 탄핵 시계를 분명히 한 우 전 원내대표의 경우에는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86(1960년대생·80년대 학번)그룹'으로 같은 당에 있는 이인영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 등이 우 전 원내대표 결정의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탄핵 정국에서 '9일 표결론'을 주장, 실제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수 있는 시점을 잘 택일했다는 평가를 받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내년에 전남지사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한 상태다.
야당인 국민의당 소속 중진이지만 박 전 원내대표는 수시로 문재인 정부를 칭찬하는 이른바 '문(文)생큐' 메시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그 배경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이재명 성남지사의 경우 탄핵 정국에서 촛불집회에 적극 참여하고 선명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한때 지지율이 크게 오르는 등 주목을 받았다. 이 시장이 내년에 경기도지사를 출마키로 한 데는 이런 지지가 토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
탄핵정국 당시 촛불집회에 자주 참여했던 안희정 충남지사는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중앙 무대로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차원에서 내년 6월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 가능성과 함께 내년 8월 당 대표 도전설이 함께 나오고 있다.
반면 구야권의 다른 대선 주자들과 달리 탄핵 촉구 촛불집회에 불참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정치적으로 시련과 결단의 시기를 걷고 있다. 중도통합론으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고 있으나 호남의원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반발이 나오면서 내홍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으로 국회에서 실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데 크게 역할을 한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과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등은 바른정당을 만들면서 의기투합했으나 지금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동료 의원 8명을 이끌고 '친정'인 한국당으로 복귀, 암중모색 중이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이후에 다시 세 규합을 시도하면서 정치적 보폭을 넓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승민 대표의 경우 반토막난 바른정당의 대표로 당 위기를 수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잔류 의원의 추가 탈당을 막기 위해 중도보수대통합 로드맵을 구상하는 동시에 국민의당과 연대를 가속화하는 모습이나 여전히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위기 탈출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탄핵소추위원단장이었던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에 휘말리면서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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