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특위, 정부형태 첫 논의…"4년 중임제 vs 분권형 대통령제"

입력 2017-12-0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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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특위, 정부형태 첫 논의…"4년 중임제 vs 분권형 대통령제"
여야 입장 팽팽…정부형태 합의 험로 예고
민주 "5년 단임제는 책임정치 구현에 한계…4년 중임제 실시해야"
野 "4년 중임제는 제왕적 대통령제 8년으로 개악…수평적 분권"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이슬기 기자 =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가 이번 개헌의 최대 쟁점인 정부형태, 이른바 권력구조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4년 중임제'로, 야당은 '분권형 대통령제'로 팽팽하게 맞서 향후 개헌 논의의 험로를 예고했다.
개헌특위는 6일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3주 동안 진행된 집중토론의 마지막 일정으로 '정부형태'에 대해 토론을 했다.
지난 1월 1일 출범한 개헌특위가 '뜨거운 감자'인 정부형태를 본격적으로 테이블 위에 올려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야 의원들은 회의 시작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은 "여당에서 개헌 문제에 대해서 순수하게 접근하고 있는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을 하자고 하면서 근본적 문제인 제왕적 대통령이 없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하기 위해 특위를 운영해 왔다"며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한국당의 당론이냐"고 맞섰다.
이에 대해 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당 대표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한국당을 반(反)개헌세력으로 몰고 있다"면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양 측의 공방이 가열되자 한국당 소속인 이주영 개헌특위 위원장은 "홍 대표의 발언은 한국당 당론 수준이 아니다"며 "개헌특위 스케줄을 지켜야 한다는 견해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본격적인 회의에 들어가자 개헌특위 자문위원회는 정부형태 분과 자문위원 가운데 7명은 분권형 대통령제를, 2명은 4년 중임제를, 2명은 내각제를 선호한다는 내용의 보고서 내용을 소개했다.
특히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1987년 개헌으로 대통령 5년 단임제가 도입된 이후 책임정치 구현에 있어서 많은 한계가 있었다"며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4년 중임제가 바로 국민이 원하는 개헌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경협 의원 역시 "문제는 헌법과 법률 위에 군림한 대통령이지, 대통령제라는 제도가 아니다"며 "삼권분립 체제를 토대로 4년 중임제로 가는 것이 실현 가능한 개헌 방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한국당 정용기 의원은 "4년 중임제는 제왕적 대통령을 8년으로 연장하는 개악이 된다"며 "권력구조에는 퇴행적 모습을 보이면서 연방제 수준의 분권을 하자고 하는 것은 선거 공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종섭 의원은 "김대중 정부 이래 역대 대통령은 모두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퇴진했다. 대통령제 정부형태를 개혁해야 한다"며 "국가권력의 수평적 분권을 실현할 수 있는 정부형태로의 변경이 개헌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 역시 "국민의당은 의원내각제에 기초한 분권형 정부형태가 좋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쟁점인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도에 대해서도 정당별 입장이 달랐다.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도는 정당의 의석수를 정당의 전국득표율에 일치시키는 제도다.
비례대표 의석의 비율이 높은 국민의당은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도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지역구 의석이 많은 한국당은 비판적인 태도로 대조를 이뤘다.
자문위 보고서에 따르면 여당을 기준으로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37.4% 득표율로 51.2% 의석점유율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42.8%로 50.7%의 의석점유율을,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25.5%의 득표율로 41.0%의 의석점유율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자문위는 투표자의 지지율과 정당별 의석 점유율의 비례성을 강화하기 위해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정당이 얻은 지지율과 정당의 의석수가 같아야 대의 민주주의가 강화되는 것"이라며 "헌법에 이 같은 원칙을 담고, 구체적인 선거제도는 법률로 정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도는 대통령제와 잘 맞지 않다. 국민은 직접 국회의원을 뽑고 싶어한다"고 말했고, 홍일표 의원은 "정부형태는 대통령제로 하고 총선에서만 비례성을 강화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자문위원들이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 의견을 낸 데 대해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은 "국고보조금을 끊으면 중앙당 조직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고, 야당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밖에 한국당 김정훈 의원은 "현행 40세 이상으로 돼 있는 대통령 피선거권의 나이를 낮추고, 헌법재판소가 정당 해산 결정을 내리면 소속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도록 명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jesus786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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