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전쟁 벌인 알제리참전용사 묘비 헌화…테러격퇴·경제협력 확대 모색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의 옛 식민지로 전쟁까지 벌였던 알제리를 방문해 관계 개선에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알제리 수도 알제에 도착해 안보와 경제 부문의 프랑스의 국익 확대 외교에 돌입했다.
마크롱은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알제리 언론들과 전화 인터뷰에서 "알제리의 친구이자 건설적 파트너로서 협력을 늘리고자 한다. 역사를 잘 알고 있지만 나는 과거에 발목 잡힌 사람은 아니다"라며 양국이 발전적인 미래상을 함께 그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알제에 도착해서는 아흐메드 우야히아 알제리 총리와 회동한 뒤 알제리 독립전쟁 참전용사 묘비에 헌화했다. 132년간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리는 프랑스를 상대로 한 8년간의 독립전쟁 끝에 1962년 해방됐다.
이 과정에서 알제리인 150만 명이 숨졌고, 프랑스는 알제리인들을 투옥하고 고문·살해한 역사가 있다.
마크롱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월 알제리를 방문해 TV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과거 행동은 "정말로 야만적이었으며 사죄해야 한다. 반인도주의적 범죄였다"고 말해 국내에서 거센 비판여론에 직면한 적이 있다.
알제리는 1850년 프랑스를 상대로 싸우다 숨진 뒤 파리 인류박물관에 보관된 알제리 독립투사들의 유골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마크롱은 이날 수도 알제 시내에서 알제리 시민들과 만나 대화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는 한 청년에게 "우리는 특별한 역사를 갖고 있다. 우리에게 터부는 없다. 알제리 청년들이 프랑스의 도움으로 번영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프랑스 공영 AFP통신이 전했다.
마크롱의 이번 방문 목적은 북아프리카의 핵심국가 중 하나인 알제리와 아프리카 대륙의 테러집단 격퇴를 위한 군사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알제리에서 계속 작아지는 프랑스의 영향력 유지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프랑스는 알제리가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의 극단주의 테러집단 격퇴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아울러 프랑스는 알제리에서 최근 중국과 다른 유럽국가들에 밀려 시장을 잠식당하면서 경제적 위기의식이 커져 만회를 시도하고 있다. 프랑스는 특히 알제리와 자동차·제약 등의 분야에서 경협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마크롱은 알제리 신문들과 인터뷰에서 "알제리는 더욱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아직도 투자에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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