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받는 미얀마가 영국 식민지 시절에 제정된 회사법을 개정해 외국인의 현지 기업 지분투자 길을 열었다.
7일 현지 일간 미얀마 타임스에 따르면 틴 초 대통령은 최근 연방의회를 통과한 '미얀마 회사법'(Myanmar Companies Act)에 서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식민지 시절인 1914년 처음 제정된 이 법(제정 당시 '버마 회사법')의 개정으로 외국인이 현지 기업의 지분을 35%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또 앞으로는 외국인 지분 보유율이 35% 이상인 경우에만 외국 기업으로 분류돼 규제를 받는다. 기존에는 외국인이 주식을 1주만 소유해도 외국 기업으로 분류됐다.
현지 법률회사인 라자&탄의 체스토 토 공동대표는 "법 개정으로 더 많은 외국인 투자자가 미얀마 경제에 참여할 길이 열렸다. 특히 산업용 장비와 제약 등 그동안 외국인에게 막혀있던 시장이 열리면서 이 분야의 외국인 투자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외국인은 신차 유통, 비료, 건설자재 등 일부 업종에만 제한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다.
법 개정으로 아웅산 수치의 문민정부 출범을 앞둔 지난해 3월 거래를 시작한 양곤증권거래소(YSX)에도 외국인 참여가 가능해졌다. 외국인 투자가 본격화하면 현지 기업의 자금 조달이 수월해지고 증시의 안정성도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양곤 거래소를 출범시킨 마웅 마웅 테인 전 기획재무부 부장관은 "과거에는 외국인에게 주식을 팔 수 없었지만, 법 개정으로 가능해졌다"며 "국내 투자자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 로펌인 켈빈 치아 파트너십의 파트너 변호사인 체아 스위 김은 "이번 법 개정은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현대적인 기업관련법 원칙을 수용하며, 미얀마의 투자자 관련 법 체계를 강화하는 중대 조처"라고 평가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