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의 회고록'·'위대한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 등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글쓰기를 주제로 한 다양한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반론적인 글쓰기 방법부터 작가 지망생을 위한 글쓰기, 회고록 쓰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글쓰기를 배울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한다.
'스스로의 회고록'은 글쓰기 고전으로 평가받는 '글쓰기 생각쓰기'의 저자 윌리엄 진서가 자전적 글을 쓰는 방법을 말하는 책이다.
진서는 "자서전, 회고록, 개인사·가족사 기록 등 형식과 관계없이 스스로의 삶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행동"이라고 말한다. 꼭 책으로 펴내지 않더라도 삶을 글로 정리하고 보존하는 것은 개인적인 만족감을 준다.
자전적 글쓰기의 요령은 일반적인 글쓰기 방법과는 다소 다르다. 책은 글이 '무엇에 대한' 것인지 섣불리 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글을 쓰기도 전에 글의 구성과 주제에 대해 미리 정하지 말고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도 미리 상상하지 말라고 한다. 기억이 하나씩 되살아나면서 전혀 생각지 못했던 옛날 기억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만큼 그때그때 흥미가 느껴지는 소재에 대해 글을 쓰면 된다는 이야기다.
'작게 생각하라'는 것도 필요하다. 꼭 '중요한' 사건만 남에게 보여줄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기억 속에 또렷이 남아있는 작은 사건들이 오히려 공감을 불러오는 진실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책의 미덕은 원론적인 글쓰기 방법을 나열하는 대신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 팁도 함께 준다는 데 있다. 자신의 가정환경부터 학창시절, '뉴욕헤럴드트리뷴'에서의 기자생활, 아내와 함께한 여행, 예일대에서 학생과 함께 지냈던 시절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실례로 제시하며 회고록 쓰기를 돕는다. 신지현 옮김. 304쪽. 1만4천원.
'위대한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는 작가 지망생을 위한 작법서다. 책이 강조하는 것은 '모방'이다. 저자 윌리엄 케인은 "어느 날 갑자기 허공에서 뚝 떨어진 위대한 작가라는 것은 없다"며 거장들을 모방하며 작법 기술을 발전시키는 방법을 권한다
책은 모방하는 동안 거장들의 문체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자기의 문체에 녹아들어 글쓰기 기술이 향상될 수 있다며 이는 복제가 아닌 거장들의 창작 도구를 알아내고 익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오노레 드 발자크부터 스티븐 킹까지 21명의 작품을 분석하며 '모비딕'의 에이허브 선장처럼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만드는 법, 어니스트 헤미우에이처럼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속도감 있는 글을 쓰는 법, 제임스 본드를 만든 이언 플레밍처럼 감각적인 세부사항을 묘사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2011년 출간된 '거장처럼 써라'를 재출간한 책이다. 김민수 옮김. 520쪽. 2만2천원.
명저에서 뽑은 서문들을 모은 '위대한 서문'(열림원)과 대중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은 연설문을 묶은 '그레이트 스피치'(소소의책)는 직접적인 글쓰기 방법을 담은 책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글쓰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위대한 서문'은 다독가로도 유명한 작가 장정일이 고른 서문들을 통해 독서에서 서문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장정일이 엮은이 서문에서 밝히듯이 서문은 그 안에 집필 동기와 목적, 체제와 방법론, 주제와 내용 요약을 아우르는 글이다. 저자가 다루는 질문의 윤곽과 주제를 명료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잘 쓰인 서문을 읽는 것은 글쓰기를 배우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4세기 로마의 군사저술가 플라비우스 베게티우스 레나투스의 '군사학 논고'부터 네덜란드의 역사가이자 문화학자 요한 하위징아의 '호모 루덴스'까지 30권의 서문을 모았다. 368쪽. 1만6천원.
연설문이 힘을 가지려면 실제 연설을 할 때 말하기 기술도 중요하지만, 바탕이 되는 글의 수사학도 중요하다. 대중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아있는 세계 정상 35명의 연설문을 모은 '그레이트 스피치'에서는 간결하고 함축적인 표현, 옛사람들의 명언을 인용해 글에 힘을 싣는 법 등을 참고할 만하다. 하이웰 윌리엄스 지음. 정지현 옮김. 30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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