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제 친동생도 바다낚시로 사망"…개인사 털어놓으며 제도개선 약속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7일 전체회의에서는 인천 영흥도 낚싯배 추돌사고와 관련, 정부를 향한 질타가 쏟아졌다.
일단 구조 과정에서의 미흡한 해양경찰청 대응을 여야가 모두 지적했다.
다만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사고에 대해 '결국은 국가의 책임'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책임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점도 꼬집었다.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은 정부의 대책과 대응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그는 문 대통령이 지난 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같은 사고를 막지 못한 것과 또 구조하지 못한 것은 결국은 국가의 책임'이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국가가 정말 책임질 부분이 있고 책임지지 않을 부분을 정확히 해야 한다"면서 "모든 것을 어떻게 청와대가 끌어안고 가느냐"라고 말했다.
이양수 의원도 '국가 책임'의 범위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따졌다.
이 의원이 "배상책임까지 포함되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배상책임까지는 연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인사는 누가 책임질 것이냐. 해경청장인가, 해수부 장관인가"라는 이 의원의 질문에도 김 장관은 "그것까지는 아직 생각해본 적 없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국가 책임을 이야기한 것은 립서비스였냐"라면서 "국민에게 국가의 책임을 얘기했다면 이에 대한 응당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은 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낚싯배 추돌사과 관련 발언을 할 당시 시점을 거론하며 "그때는 선원이나 낚시꾼이 사망한 상태였는데 세월호 때보다 대응이 적절했느니 말았느니 이런 얘기로 자화자찬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세월호 참사의 비극을 겪은 뒤로, 그리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도대체 달라진 것이 뭐가 있는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박완주 의원은 "세월호 참사 초기대응 실패의 책임으로 (해경이) 해체됐다가 다시 문재인 정부 들어와 부활했다"며 "이제는 (시스템 미흡 지적에 대해) 과거 정부를 탓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해경이 신속히 구조출동에 나서지 못한 이유로 계류시설 미비를 든 데 대해 "이번 새해 예산안 심사 때 '관련 예산 편성이 이만큼밖에 안 되니 확대해달라'고 쫓아다닌 의원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청장이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원론적 수준의 답을 하자, 박 의원은 "그 답 같지도 않은 답을 계속 하느냐"면서 "누가 희생돼야 또 보강할 건가. 얼마나 더 많이 죽어야 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개호 의원은 "해경이 부활한 이후에 달라진 것이 아직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야간 항해가 가능한 신형 배는 고장 났고 고속보트 두 대는 야간운항 기능이 없어서 출동을 못했다"면서 "이건 장비의 문제냐 아니면 현장 운영 기술의 문제냐"라고 비판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의 비판을 들은 김 장관은 "사실 제 친동생이 바다낚시로 사망했다. 깜깜한 새벽, 방파제에서 추락했는데 구조가 늦게 됐다. 구명조끼는 안 입고 있었다"고 개인사를 털어놓기도 했다.
김 장관은 "운항자들의 안전의식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면서도 "법과 제도가 사람들이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으면 안 되게끔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법과 제도의 개선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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