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0위 스네데커,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참가…출전 자격 굳히기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12월이면 세계 정상급 프로 골프 선수들은 느긋하게 휴가를 즐기기 마련이다.
대회에 출전한다 해도 여행과 휴가를 겸한다. 정규 투어 때와 달리 크게 긴장감이나 압박감이 없다.
하지만 모두가 이런 여유를 누리는 건 아니다.
내년 4월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출전 티켓 때문이다.
마스터스 대회조직위원회는 해마다 12월 중순 최우선 출전 선수를 선정해 초청장을 발송한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집으로 배달되는 마스터스 초청장은 선수들에게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역대 챔피언이나 최근 5년간 메이저대회 우승자 등 자동 출전권을 확보한 선수뿐 아니라 이맘때는 시즌 최종 세계랭킹에서 5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대상이다.
물론 마스터스 개막 일주일 전인 3월 25일 자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들어도 출전 기회는 주어지지만 이맘때 일찌감치 출전 자격을 확정 짓는 것은 여러모로 유리하다.
세계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투어 대회는 올해 딱 2개가 남았다.
7일 개막한 유럽프로골프투어 조버그 오픈과 14일부터 치러지는 아시아프로골프투어 인도네시아 마스터스다.
PGA투어에서 통산 8승을 올린 브랜드 스네데커(미국)는 아시아프로골프투어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 출전할 계획이다.
미국 동남부 테네시주에서 태어나 지금도 테네시주에 사는 스네데커가 낯선 인도네시아로 날아오는 이유는 마스터스 출전 자격에 못을 박으려는 것이다.
부상으로 한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스네데커는 현재 세계랭킹이 딱 50위다.
두 손 포개고 있다가 50위 밖으로 밀려나면 내년 초반에는 마스터스 출전권 확보에 목을 매야 한다.
그는 2008년 데뷔한 이래 10년 동안 딱 한차례 빼곤 마스터스에 개근했다. 2011년부터 작년까지는 7년 연속 출전했다.
스네데커의 목표는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서 최대한 많은 랭킹 포인트를 따는 것이다.
올해 일본프로골프투어 상금 1, 2위 미야자토 유스케와 고다이라 사토시 역시 마스터스 출전권을 노리고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 출전 신청을 냈다.
미야자토는 세계랭킹 58위, 고다이라는 49위다. 고다이라는 불안하고 미야자토는 50위 이내 진입이 급선무다.
조버그오픈에 출전하는 선수들 마음 속에도 마스터스 티켓이 들어있는 건 불문가지다.
지난 3일 모리셔스오픈에서 우승한 딜런 프리텔리(남아공)는 조버그오픈에서 상위권 성적을 내 세계랭킹 50위 이내로 시즌을 마치겠다는 출사표를 냈다. 물론 진짜 목표는 생애 첫 마스터스 출전이다.
그는 지난 10월 이탈리아오픈에서 컷 탈락하면서 세계랭킹이 96위까지 하락했지만 DP월드 투어챔피언십 공동 4위로 68위로 올라선 뒤 지난 3일 모리셔스오픈 우승으로 55위까지 세계랭킹을 끌어올렸다.
조버그오픈은 어쩌면 그가 마스터스에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지난해 연말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들지 못했지만, 마스터스 직전에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진입해 마스터스 출전권을 손에 넣은 선수는 12명뿐이었고 대부분 PGA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이었다.
세계랭킹 50위 밖이지만 연말은 쉬고 보자는 배짱을 부리는 선수도 없지 않다.
지난해 11년 연속 마스터스 출전이 무산된 이안 폴터(잉글랜드)는 세계랭킹이 52위로 떨어졌지만 느긋하다. 그는 "마스터스 출전권은 내년에 따겠다"고 장담했다.
2009년 이후 한 번도 마스터스를 거른 적이 없는 빌 하스(미국)도 세계랭킹 54위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투어 대회에 더는 출전하지 않는다.
한편 이번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마스터스 초청장을 받을 한국 선수는 김시우(22) 한 명뿐이다.
김시우는 3년 동안 마스터스 출전권을 주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이미 내년 마스터스 출전 티켓을 확보했으며 세계랭킹 역시 40위에 올라 두 가지 조건을 충족했다.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타이거 우즈(미국)는 세계랭킹이 668위에 불과하지만 마스터스 평생 출전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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